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2공장 출선구에서 쇳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른쪽 쇳물이 흐르는 길 위로는 나무 덮개가 씌워져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용광로에 연결된 가스밸브 교체작업 중 폭발 사고가 나 노동자 5명이 다쳤다. 포스코 쪽은 사고 사실을 소방서나 경찰에 알리지 않고 자체 수습해,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경찰이 조사 중이다.
9일 새벽 5시30분쯤 포항시 괴동동 포항제철소 제2용광로에서 가스밸브를 교체하는 작업 중 가스가 새어나오면서 폭발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포스코 하도급업체 직원 이아무개(53)씨가 다리뼈가 부러져 입원치료를 받는 등 노동자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제2용광로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용광로의 가스밸브를 교체하던 중 배관 안에 남아 있던 가스가 압력으로 솟아나오면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밸브가 튕겨나가면서 벌어져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다쳤다. 가스 배관은 용광로 안에서 제철용 코크스를 만들기 위해 석탄을 고온건류할 때 발생한 석탄가스(COG)를 밖으로 빼내는 구실을 한다.
포항제철소 쪽은 “가스밸브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가스를 모두 빼내야 하는데, 배관 안에 일부 가스가 남아 있었고, 이 가스가 압력에 의해 새어나오면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사고가 나자 포항제철소 쪽은 경찰이나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등 사고를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사고가 경미해 신고하지 않고 회사 안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사고를 뒤늦게 알고 포항제철소 안에 수사팀을 보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가스 배관 안에 남은 찌꺼기 때문에 가스가 빠지지 않아 폭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쪽이 안전주의 의무를 얼마나 위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인명 피해가 난 사고는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데 5명이 부상을 입었는데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에선 지난 7일에도 제철소 안 제3용광로에서 쇳물이 일부 넘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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