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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교수들 “공제회 부실 수사 탓 수백억 날려”…국가에 소송

등록 2014-05-13 02:07수정 2014-05-13 08:23

무등록 대부업 혐의 교수공제회
검사장 출신이 변호인 맡아
2010년 회장 기소유예 받았지만
2년뒤엔 같은 혐의로 기소
교수 300여명이 “부실 수사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교수들이 부실 수사라고 지적한 사건의 변호인은 검사장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교수공제회에 가입했던 교수 368명은 12일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교수공제회의 불법 영업을 알았으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당시 부장 이명순)는 2010년 9월 무등록 대부업을 한 혐의(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로 주재용(81·전 한신대 총장) 교수공제회 회장을 기소유예했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범죄 양태 등 여러 사정상 처벌 가치가 낮을 때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하는 처분이다. 그런데 2년 뒤인 2012년 9월 수원지검 특수부(당시 부장 이주형)는 인허가를 받지 않고 2000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교수 8348명에게 목돈 수탁급여에 가입하도록 하는 등 모두 6770억여원어치의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로 이창조(62) 당시 교수공제회 총괄이사를 구속 기소했다. 이씨에게는 502억여원을 빼돌려 생활비와 딸 유학비 등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도 적용됐다. 이씨와 함께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로 주 회장도 불구속 기소됐다. 한달 뒤 서울중앙지법은 교수공제회에 파산을 선고했다. 전체 교수의 20%에 이르는 4000여명이 많게는 13억원의 피해를 봤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3년형이 확정됐다. 주씨는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교수들은 “검찰이 2010년에 교수공제회의 불법행위를 처벌했다면 최소한 2010~2012년 교수공제회에 추가로 예·적금을 맡겨 돈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추가로 납부한 예·적금 356억여원 가운데 우선 100만원씩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단 3억6800만원을 청구하며, 교수공제회 자산의 공매 뒤에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액에 대해서는 추가 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기소유예 처분 때 수사를 지휘한 이명순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사를 잘했느냐 못했느냐는 수사한 시점에서 기록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당시 횡령 혐의는 없었다. (대부업 등록에 관한) 법리상 다툼이 있었지만 혐의는 인정돼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말했다. 주씨가 2010년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은 2009년 퇴임한 검사장 출신 김아무개 변호사였다.

이 지청장은 “기소유예하는 게 합당하겠다 싶어서 주임 부장으로서 결재를 했다”며 변호사가 누구인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임검사였던 서아무개 검사는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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