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뒷조사’ 주도 의혹 인물
이중희(47)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결국 검찰로 복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 현직 검사를 파견받지 않겠다’는 대선 공약을 파기했고, 법무부의 “검찰에 복귀하지 않는 조건으로 청와대로 갔다”는 발표도 거짓말이 됐다.
법무부는 19일 “최근 검사 임용을 신청한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에 대해 통상의 임용 절차를 거쳐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로 임용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당분간 법무연수원에서 연구 활동을 한다고 법무부는 덧붙였다.
이 전 비서관의 검찰 복귀로 ‘검사의 청와대 파견’ 문제가 또다시 논란이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시작된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이에 1996년 말 검찰청법을 개정해 현직 검사 파견을 금지했지만, 청와대와 법무부는 사표를 쓰고 청와대에 근무하게 한 뒤 검사로 재임용하는 편법을 써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민정비서관을 한 검사들이 잇따라 검찰 요직으로 복귀해 비난을 받자, 2012년 대선에서 여야 모두 ‘검사의 청와대 파견 금지’를 주요 검찰 개혁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취임 뒤 이중희 부장검사를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공약 파기라는 지적에 법무부는 “검찰로 복귀하지 않기로 하고 갔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복귀로 법무부는 거짓말을 한 게 됐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때 뒷조사를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친정에 복귀한 이 부장검사는 당분간 법무연수원에 있다가 다음 인사 때 주요 보직에 임명되지 않겠느냐는 게 검찰 안팎의 예상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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