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사로 인한 남성 비경제활동인구
가사·육아 구직활동 포기 늘어…비경제활동인구 1433만명
‘애 키우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
12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7월 현재 우리나라의 비경제활동인구는 모두 1433만명에 이른다. ‘비경제활동인구’란 15살 이상 인구 가운데 ‘실업자’와는 달리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주부, 학생, 취업준비생 등이 대표적이다.
비경제활동인구를 사유별로 보면, ‘가사’(519만명)와 ‘육아’(148만명)가 거의 절반(47%)을 차지하는데, 대부분 여성들이다. 그런데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사회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남성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7월 현재 461만명인데, 이중 사유가 ‘가사’인 사람이 11만1천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만4천명에 비해선 조금 줄어들었지만, 2003년의 7만3천명보다는 84%나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취학 이전의 아이를 두고 있으면, ‘육아’로, 그렇지 않으면 ‘가사’로 비경제활동 사유를 분류하고 있다. ‘육아’를 사유로 든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6천명으로 지난해(2천명)보다 3배나 늘었다. ‘가사’와 ‘육아’를 통틀어 우리나라의 ‘남자 가정주부’는 현재 11만7천명인 셈이다. 남성 가정주부의 연령대인 30대와 40대의 남성 비경제활동인구가 각각 25만3천명, 26만1천명으로, 같은 연령대의 실업자 12만5천명, 10만5천명보다 더 많은 점을 감안하면, 직업이 없는 30~40대 남성들 가운데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보다 아예 집에서 ‘살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지난 2003년부터 통계를 낸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반면 ‘연로’ 사유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기준으로 ‘그냥 쉬었다’는 비경제활동인구는 통계를 처음 낸 지난 2003년에는 7월 기준으로 90만명이었으나, 2004년 104만명, 올해 122만명 등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은 “‘쉬었음’은 아프거나, 나이가 많아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지만, 어쨌든 취업할 뜻도, 계획도 없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연로’라는 답변은 2003년 169만명에서 2004~2005년에는 각 152만명으로 줄어들어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하거나, 구직활동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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