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말라리아에 감염돼 지난 21일 숨져
국제협력단 “유족들이 원하지 않아” 공개 안해
국제협력단 “유족들이 원하지 않아” 공개 안해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 단원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파견돼 봉사활동을 하던 30대 남성이 말라리아에 감염돼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코이카 봉사단원이 현지에서 질병에 걸려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외교부도 자국민 안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6일 코이카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탄자니아 현지 시간으로 지난 18일 오후부터 ㅇ(34)씨가 댕기열 증세를 보였다. ㅇ씨는 이틀 뒤인 20일 현지 병원으로 입원해 정확한 진료를 받은 결과, 말라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ㅇ씨는 곧바로 치료를 받았으나 하루 뒤인 21일 합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증세를 보인지 불과 사흘 만에 병세가 급속히 악화한 것이다.
ㅇ씨는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선발돼 지난해 9월29일 탄자니아에 입국했으며, 탄자니아 한 경찰서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2015년 9월28일까지 현지에 머물 예정이었다.
코이카 홍보실 관계자는 “모든 코이카 봉사단원들은 출국 전 예방접종을 마친다. 하지만,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접종을 한 뒤 약을 주기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다른 장기에 부작용을 줄 우려가 있어 단원들에게 강요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ㅇ씨의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은 유가족들이 ‘직접 주검을 확인할 때까지 사망 사실을 인정하지 않겠고, 언론에 알리지 말 것’을 주문해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숨진 ㅇ씨는 지난 23일 출국한 유족들에 의해 27일 운구된다.
앞서 2012년 10월6일 오후 5시30분께(현지 시각) 스리랑카 중부 산악지대 하푸탈레 지역에서 활동하던 코이카 봉사단원 김아무개(당시 22살)씨와 장아무개(당시 24살·여)씨 등 2명이 낙뢰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 봉사단원들에 대한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됐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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