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 /사진=명성교회 누리집
“꽃다운 애들 침몰로 국민들에게 기회주는 것” 주장
“정부 비판 안 된다. 국민의 수준이 이런 것” 발언도
교사들 향해서는 “학생들 충돌질해 거리로 내보낸다” 비난
“정부 비판 안 된다. 국민의 수준이 이런 것” 발언도
교사들 향해서는 “학생들 충돌질해 거리로 내보낸다” 비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목사들의 막말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동구의 대형교회인 명성교회 김삼환 담임 목사가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김 담임 목사는 지난 11일 명성교회에서 열린 ‘믿음의 3요소’란 제목의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18일에도 ‘풍랑 속의 메시지’란 설교에서 “세월호(를 두고) 해경 때문이다, 청와대 때문이다, 해수부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방송(이나) 비판 안하는 데가 없다. 그러면 안 된다”고 설교했다. 이어 “세월호는 우리나라의, 우리 국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전체 국민의 수준이 이런 거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생활로 돌아가게 나라가 협조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들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학교가 다, 교육이 무너져서 아이들을 바로 잡아 줄 스승이 없다. 애들을 충돌질해 길거리로 내보내고 선동하는 선생님들로 꽉 차 있다”며 “5백만이 우울증이 걸려있고 5백만이 중독자가 만들어진 게 그렇게 된 거다”며 엉뚱한 곳에서 사회 문제의 이유를 찾았다.
문제의 설교는 명성교회 누리집(www.msch.or.kr)에서 모두 볼 수 있다. 명성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 교회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로 알려져 있다.
앞서 김 목사는 지난 22일 일부 목사들과 ‘세월호 참사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위원회’(이하 한국교회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K)는 한국교회위원회가 오는 6월1일 명성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해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명성교회 측은 40여명이 참석하는 기도회라고 밝혔다. 6·4지방선거를 사흘 앞두고 대통령을 초청하는 대규모 집회가 논란이 일 소지가 있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의 설교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세게 비판했다. 누리꾼 @e******는 “희생자와 유족 모욕으로 반드시 엄벌해야한다”라고 글을 올렸다. @h*******는 “한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라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김삼환 목사는 잊어버렸나봅니다. 어떻게 300여명의 생명이 사라진 대형 참사를 국민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기 위한 사건이라 표현하나요?”라고 비판했다.
박미향기자m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