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보도국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보도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 사퇴의 뜻을 밝힌 뒤 걸어나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KBS 세월호 보도 국정조사’ 증인 출석 의사 밝혀
“길 사장의 보도 개입 입증할 물증 여러 가지 확보”
“길 사장의 보도 개입 입증할 물증 여러 가지 확보”
청와대의 보도 외압 의혹을 폭로한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출석해 길환영 사장과 대질을 하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도 국정조사 출석 의향을 밝힌 터라 두 사람이 국회에서 ‘진실 공방’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일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와 한국방송 기자협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 전 국장은 이날 한국방송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과 길 사장이 세월호 국정조사에 함께 증인으로 나가 보도 개입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자고 주장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대질 심문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관계자는 “국정조사 증인 채택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다.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길 사장은 지난 2일 직원 조회에서 “김 전 국장의 보도 개입 폭로는 악의적으로 왜곡된 주장”이라며 국정조사 출석 의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국장은 인터뷰에서 또 “길 사장의 보도 개입 사실을 입증할 물증을 여러 가지 확보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고 기자협회 쪽은 전했다. 김 전 국장은 “보도에 대한 의견 제시를 했을 뿐 지시를 한 적은 없다”는 길 사장의 해명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국장과 2시간가량 인터뷰를 했던 한 기자는 “길 사장 해명에 대해 김 전 국장이 상당히 분노한 듯 보였다.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길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회사 안팎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길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기자협회는 고발장에서 “케이비에스의 사장이자 청와대 고위 공직자로 누구보다 방송의 자유 수호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방송에 개입해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 1노조는 감사원에 길 사장의 방송법 위반 등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논의할 케이비에스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5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42개 시민단체는 공동으로 길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비에스 본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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