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절단작업도 다시 진행키로
세월호 사고 49일째, 주검 수습 소식이 끊긴 지 14일째, 수색 중단 사흘째.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갔다.
“가족을 찾지 못한 우리는 비가 와도 눈물이 나고 밥을 먹다가도 눈물이 납니다.” 3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 가족의 주검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이 서성였다. 수색 작업은 기상 악화로 1일 오후 중단된 뒤 이날까지도 재개되지 못했다.
‘호야, 보고 싶다. 돌아와라 부탁이다. 형은 믿는다’, ‘아빠다. 기다릴게. 꼭 한번 보자.’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 적힌 팽목항 주변 노란 리본들은 비바람 속에 흔들렸다. 주검 수습 소식은 지난달 21일 이후로 뚝 끊겼다. 여전히 실종 상태인 학생 7명, 교사 3명, 일반인 6명은 아직 소식이 없다. 지친 가족들은 말없이 바다를 바라봤다.
이날 경기도 안산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49재가 열렸다. 진도 해역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는 오전에 해제됐고 오후가 되자 파도도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비바람을 피해 이동했던 바지선이 돌아와 준비를 마치는 4일 오후께부터는 수중수색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4일 오전 바지선 고정 작업을 실시하고, 수중수색은 고정 작업 완료 이후 현장 기상과 유속을 고려해 재개할 예정이다. 민간잠수사들도 3일 밤 바지선으로 이동한 뒤 4일 새벽 바지선과 함께 수색 현장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30일 민간잠수사 사망 사고로 중단했던 세월호 선체 절단 작업도 공법을 바꿔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선체 진입로를 막은 대형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선체 절단 작업은 창문 사이를 잇는 두께 7㎜ 철판을 각각 55㎝, 35㎝만 잘라내면 끝난다. 대책본부는 민간잠수사 사망 원인으로 수중 폭발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기존 산소 아크 절단 방식을 쓰지 않고 기계식 유압 그라인더로 절단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산소 아크 절단 방식으로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고, 폭발음이 난 것도 기존 절단 방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더 이상 기존 방법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대책본부는 선체 절단 작업이 끝나면 절단 부위(가로 4.8m, 세로 1.5m)를 통해 주검이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코 간격이 4㎝인 그물(가로 5.2m, 세로 1.9m)을 절단 부위에 덮기로 했다. 그물은 강력 자석 12개로 선체 외벽에 고정된다. 진도/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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