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세 마지막날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예측 불허의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부산은 법정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3일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서 후보는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고, 오 후보는 20여년간 지역정치를 독점해온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심판해 달라며 지지를 부탁했다.
지난 1일부터 무박 삼일 유세에 들어간 서 후보는 3일 아침 7시30분 부산시청 3층 식당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나라사랑 기도회에 참석했다. 이어 그는 유세차를 타고 이날 밤 12시까지 부산시내 곳곳을 돌면서 ‘번개 유세’를 열어 “박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또 그는 오전 10시께 새누리당 지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역에서 연 ‘경부선 북상 유세’와 저녁 7시30분께 새누리당 부산지역 출마자들과 함께 부산진구 서면 천우장 앞에서 연 유세에서 “박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정말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부산시민들이 저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밝혔다. 특히 서 후보는 부산역 유세에서 박 대통령을 12번이나 거론하며 “박 대통령이 흘린 눈물을 이제 부산시민이 닦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이 무너지면 박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는 논리를 펴며 부동층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오 후보는 이날 0시께 부산역에서 열차 승객들을 상대로 마지막날 유세를 시작했다. 새벽 4시30분께 해운대구 반여동 농산물도매시장을 들른 뒤 충무동교차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주요 지역을 돌며 “박 대통령의 눈물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304명을 생각하며 슬퍼했던 것이다. 서 후보가 박 대통령이 마치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을 도와달라고 한 것처럼 시민들을 속이고 있다. 서 후보의 거짓말에 속지 말아 달라”고 했다.
오 후보는 저녁 6시부터 연산·양정교차로와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시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저의 진심이 만나 부산을 바꿀 것이다. 시민의 승리, 시민의 혁명으로 역사를 바꾸자. 시장이 되면 무소속 시장으로 반드시 임기를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거나 성명을 잇달아 내며 마지막 공방을 벌였다. 서 후보는 세월호 침몰 사흘 뒤인 지난 4월19일 오 후보가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 후보는 “세월호 참사를 맞아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4월19일 오전 11시께 미리 약속한 택시운송사업조합 임원들과 만났고 오후에는 선거전략회의를 열었다”며 서 후보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오 후보 쪽은 서 후보가 동해남부선 새 역사 근처에 땅을 보유한 의혹 등을 제기했다. 서 후보 쪽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땅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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