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5천만원을 횡령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했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영규 판사는 13일 자신이 점장으로 일하는 의류 매장에서 공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구속기소된 최아무개(32)씨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에게 끼친 손해를 완전히 배상하지 못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이고 범행을 자백, 반성하는데다 횡령액 대부분이 어머니의 병원비로 사용됐다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유아무개씨가 운영하는 ㅂ의류매장의 점장으로 일하며 2003년 1월2일 51만3천원을 신용카드 대금으로 쓰는 등 모두 170여차례에 걸쳐 5059만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씨는 이 돈의 대부분을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의 병원비로 사용했으나 어머니는 2003년 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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