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오른쪽부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당선자가 ‘수도권 진보 교육감 당선자 초청 좌담’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학생 시절을 연상시키는 교복 차림으로 이야기하다 웃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경기·인천 교육감 당선자들이 들려주는 선거 뒷이야기는 ‘승자’들의 수다라 여유가 있다. 하지만 졌더라면 코끝이 제법 시큰했을 고생담이 주를 이뤘다. 이재정(70)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나이 칠십에 처음 선거에 나와서 명함을 돌린 일은 기록일 것”이라고 분위기를 잡았다. 경기도는 애초 진보 단일 후보가 무난히 김상곤 전 교육감의 자리를 물려받으리라 예상됐다. 그러나 단일화 경선에 나온 후보 4명이 막강했다. 더구나 4월20일로 예정된 경선은 나흘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두차례나 연기됐다. 이 당선자는 “단일화 결정이 안 났으니까, 어디 가서 후보라고 할 수도 없고요. 후보도 아닌 상태에서 (단일 후보 결정 일인) 5월11일까지 버티는 게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단일화 이후에도 도시 전체가 상주인 애도 분위기에 “명함 한 장 내밀기 어려운” 선거운동을 치렀다.
조희연·이재정·이청연 교육감 '교육 변화의 열망'을 나누다 [한겨레담 특집]
조희연(58)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도 “선거를 치러보니 명함 돌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겠더라. 요즘은 일수니 유황오리니 하는 광고전단을 다 받는다”고 말할 정도로 호된 선거전을 치렀다. 초반 4%에서 출발한 지지율을 39%까지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을 준 ‘아들의 지지 편지’도 화제에 올랐다. 조 당선자는 “아들 덕에 당선됐다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 자력으로 된 겁니다”라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아들이 편지를 써가지고 왔는데, 쑥스러워서 사흘 동안 못 올렸다. 그거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공을 인정했다.
이청연(60) 인천시교육감 당선자는 4년 전 간발의 차로 낙선한 직후부터 이번 선거를 준비한 탓인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선거운동 기간에 자신을 ‘아름다운 청년 이청연’으로 소개한 그는, 수식어 하나를 더 보탰다. ‘보수를 사랑하는 진보 교육감 당선인’이라는 자기 표현엔 보수 성향의 교사와 교직원, 학부모를 두루 안고 가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