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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잊지 않겠습니다 3]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 감사하다던 딸 고맙고 감사했고 진짜 많이 사랑한다

등록 2014-06-17 20:22수정 2014-06-26 21:22

“미안하다, 얘들아~ 절대 잊지 않을게….”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수없이 되뇌었던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세월호가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사고 진상규명도 더디기만 합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 두 달을 맞아,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얼굴 그림과 부모의 절절한 심경이 담긴 글을 지속적으로 싣기로 했습니다. 이는 세월호의 슬픈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한겨레>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얼굴 그림은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그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친구 구하러 들어간 양온유양

친구 구하러 들어간 양온유양. 박재동 그림
친구 구하러 들어간 양온유양. 박재동 그림

친구 구하러 들어간 양온유양 엄마가 딸에게

사랑하는 온유야. 언제 불러도 언제 들어도 예쁜 우리 딸 옹아. 옹이가 너무 행복해하고 기뻐했던, 수학여행 떠나던 날 이상하리만큼 환하고 예뻐 보였던 옹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구나. 차 안에서 즐겁고 신나서 찍었던 친구들과의 동영상 모습을 끝으로 이젠 사랑하는 옹이를 볼 수 없게 되었구나.

엄마 아빠 딸이어서, 우리 가정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늘 말하곤 했었지? 부족함에도 불평 없이 짜증 없이 장녀로서 늘 든든하고 듬직하게 동생들에겐 도전과 격려를, 엄마에겐 단짝 같은 친구로서, 학교와 주변에선 사랑스럽고 예쁜 사람으로 자리를 지켜주던 딸 옹아. 그런 자랑스런 딸을 이젠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사고 난 차가운 바다 배 안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옹아. 많은 사람의 잘못된 욕심에 희생된 너희들의 죽음이 제발 헛되지 않게, 올바른 나라와 세상이 되도록 함께 간 친구들과 기도해주고 지켜줘. 아직도 힘들고 슬퍼하는 많은 사람들, 옹이와 친구들을 잃고 아파하는 사람들과 옹이 동생들, 위로해주거라 옹아. 힘들고 지쳤던 이 땅에서의 모든 아픔은 다 잊고 천국에서 평안히 쉬고 있어. 그동안 고맙고 감사했고 진짜 많이 사랑한다. 영원히 잊지 못할 예쁜 우리 딸 옹아.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양온유양은

단원고 2학년 2반 양온유(17)양은 세월호가 기울고 있을 때 간신히 갑판 위로 빠져나왔다. 때문에 이미 갑판 위에 있던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곧 구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온유양은 친구를 구하겠다며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지 사흘째인 4월19일 숨진 채로 사랑하는 아빠와 엄마의 품으로 돌아왔다. 온유양의 유해는 현재 안산 하늘공원에 안치돼 있다.

4남매 중 첫째인 온유양은 집에서 항상 착하고 동생들을 잘 돌보는 누나이고 언니였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엔 근처 편의점에서 날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직접 벌 정도로 생활력과 자립심이 강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동생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줬다. 부모에게는 속 한 번 썩인 적 없을 정도로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다. 학교에서는 1학년 때 학년 대표를 맡았다. 2학년 2반 반장이기도 했다. 온유양은 음악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어떤 소리든 들으면 피아노 건반으로 잘 짚어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음악심리치료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안산/김일우 김기성 기자 cooly@hani.co.kr

그림 박재동 화백

천근아 "세월호 유가족, 쉽게 잊힐까 봐 두려운 고통" [한겨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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