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학교명예 훼손” 질의서
교수쪽 3년전 의혹제기뒤 갈등
교수쪽 3년전 의혹제기뒤 갈등
교수 채용 짬짜미(담합) 의혹을 제기한 국립대 음대 교수가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진상조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 위기에 몰렸다.
경북대 ‘교수 채용 의혹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18일 “교수 공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외부에 제기됨으로써 학교의 위상과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 대학 음악학과 이내선 교수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는 이 교수가 그동안 교수 채용 문제로 접촉한 ‘외부인’이나 ‘외부기관’을 밝히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북대는 2011년 음악학과 교수 2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기존 교수 4명이 특정 후보에게 똑같은 점수를 몰아줘 이미 낙점한 후보를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까지 받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12년 9월 검찰은 이 담합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때 ‘컴퓨터 강의 가능자’로 공고를 냈는데도 최종 공개 강의 평가 단계에서 컴퓨터 강의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담합 의혹을 받았던 교수들이 만점을 몰아준 사실이 새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국정감사 이후 ‘국민신문고’와 교육부 등에 담합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지난 1월에는 대구참여연대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며, 지난 9일과 10일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됐다. 이 교수는 “이번 진상조사위원회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나한테 묻기 위한 것으로 징계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경북대가 이 교수를 진상조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뒤 경북대는 당시 학과장으로 채용 과정에 이의를 제기한 이 교수의 책임을 가린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이 교수는 “1차 때도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위원회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정작 의혹이 있는 교수 4명은 조사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구성원의 통합을 위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할 대학이 한 교수를 마녀사냥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대 진상조사위원회 관계자는 “담합 의혹을 받는 교수들 쪽에서 진정이 있어서 위원회를 열게 됐다. 다른 사항은 조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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