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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스폰서 재력가 살인’ 진실게임 양상

등록 2014-07-03 20:11수정 2014-07-03 22:19

수천억원대 자산을 지닌 재력가 송아무개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이 3일 검찰 송치에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수천억원대 자산을 지닌 재력가 송아무개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이 3일 검찰 송치에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식 서울시의원 검찰 송치
검찰, 팽씨 진술밖엔 증거 없어
혐의 입증할 물증 확보 주력
대포폰·문자메시지도 복원 못해
김의원, 철도업체서 수뢰 의혹도
‘스폰서 재력가’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회 의원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1라운드’는 진술만으로 김 의원을 구속한 경찰의 의도대로 수사 구도가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2라운드’ 수사를 맡아 기소와 공소유지를 책임져야 하는 검찰로서는 공범 팽아무개(44)씨의 진술을 굳히고 추가 물증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일 김 의원과 팽씨의 신병과 수사기록을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경규)로 송치했다. 지난달 26일 김 의원을 구속한 경찰은 애초 밝혔던 채무 5억여원을 이유로 한 범행 동기 대신, 송씨 소유의 부동산이 있는 강서구 발산역 주변의 용도지역변경을 두고 송씨와 김씨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 쪽으로 수사 방향을 틀었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이던 김 의원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발산역 주변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주는 대가로 2010~2011년 송씨한테서 5억2000만원을 받았는데,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송씨의 압박을 받았다고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재력가 송씨가 김 의원의 ‘스폰서’ 역할을 하며 7000만원어치의 술값과 밥값을 내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팽씨의 진술 말고는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경찰 유치장에서 10년 지기인 팽씨에게 “지금 증거는 너의 진술밖에 없으니 무조건 묵비권을 행사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세차례나 건넨 점 등을 들어 “살인교사 혐의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자신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팽씨와 연락하는 데 쓴 대포폰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확보하지 못했다.

‘물증 없이 진술만 있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일단 팽씨의 진술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수사의 ‘성패’가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 자체가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다. 차용증 등 진술을 보강하는 간접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른 직접증거가 없기 때문에 팽씨의 진술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김 의원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한 공소유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검찰은 추가 물증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발산역 주변 용도지역변경 추진 과정에 김 의원이 실제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김 의원이 송씨한테서 돈을 받았다는 시점은 2010년 말에서 2011년 사이다.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강서구청의 용도지역변경 검토는 2012년 4월부터 추진됐다가 지난해 6월 ‘없던 일’이 됐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기반시설 부족 등에 따른 부정적 의견이 많아 계획이 엎어졌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블록 단위’로 용도지역변경을 추진했다”며 송씨 소유의 필지나 빌딩이 그 안에 있는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했다.

검찰은 김 의원과 송씨 사이에 오갔다는 5억2000만원과 송씨가 대신 내줬다는 술값 7000만원에 뇌물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을 빌려주거나 술값을 대신 냈다는 송씨가 이미 숨졌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여자의 진술 없이 업무 관련성과 대가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김 의원이 철도 레일체결장치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업체 에이브이티(AVT)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서영지 노현웅 김원철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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