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제주시 신제주성당에서 ‘세월호 가족버스’가 신도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세월호 가족, 제주 찾아 서명운동
도민들에 특별법 제정 호소
팽목항서 시작 12일까지 전국 돌아
구조현장선 태풍대비 수색 중단
도민들에 특별법 제정 호소
팽목항서 시작 12일까지 전국 돌아
구조현장선 태풍대비 수색 중단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중입니다. 서명 부탁드립니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결국 밟아보지 못한 제주도 땅에 부모들이 대신 도착해 비극의 재발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세월호 가족버스’가 학생들의 수학여행 목적지였던 제주도를 찾은 것이다. 전날 오후 제주도교육청을 방문해 이석문 교육감과 면담한 피해자 가족들은 6일 오전에는 제주시 신제주성당과 화북성당에서 신도들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빗속에서 성당을 찾은 제주도민들은 서명용지를 든 단원고 학부모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며 이름을 써내려갔다.
‘세월호 가족버스’는 지난 2일 전남 진도 팽목항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2대가 전국을 돌며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5일에는 제주도와 광주, 부산을 들렀고, 6일에도 제주, 울산과 전주 등지에서 서명을 받았다. 제주교육감을 만난 ‘세월호 가족버스’의 한 학부모는 “1시간 반이면 갈 거리인데…, 공항에 내렸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남아 있는 아이들이 더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버스’는 8일엔 대전·포항을, 9일엔 천안·대구를 찾는다. 이어 10일 수원·청주, 11일 인천·원주를 거쳐 12일 부천·의정부·서울까지 전국을 돈다.
피해자 가족들이 전국 순회 길에서도 애타게 기다리는 추가 실종자 발견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참사 82일째인 6일 사고 해역은 기상 악화로 수색이 전면 중단됐다. 수색에 투입된 바지선과 함정은 8호 태풍 ‘너구리’의 북상 소식에 피항했다. 7월에 사고 해역에 태풍이 불어온 적은 지난 10년 동안 세 차례에 불과했다. 올해는 이상 기후와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태풍의 위력이 평년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중소형 함정을 피항시키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 함정 5척을 순차적으로 사고 해역에 추가 배치해 긴급상황 발생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또 대책본부는 잠수사가 내쉰 공기를 배출하지 않고 정화시켜 재활용하는 장비인 수중재호흡기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재호흡기를 이용하면 현재 10~15분인 1회 잠수 시 수중 수색 시간이 대폭 늘어난다는 게 대책본부의 설명이다. 재호흡기는 수면에서 호스를 통해 공기를 공급하는 ‘후카’(머구리) 방식에는 적용될 수 없고, 공기통을 메는 ‘스쿠버’ 방식에만 적용된다.
한편 지난 4일 침몰 지점으로부터 서남서쪽으로 62㎞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된 구명조끼 1점은 세월호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본부는 해양조사선 2척을 투입해 침몰 지점에서 매물도 해역까지 해저 영상 탐사를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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