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립고 학생 2명이…주요 5개 과목 만점
중간고사 때도 유출…교육청, 진상 조사 착수
중간고사 때도 유출…교육청, 진상 조사 착수
대구지역의 한 사립고교에서 시험 문제가 유출돼 대구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대구시교육청은 11일 “대구시내 한 사립고교에서 3학년 학생 2명이 한밤중에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고, 평소 성적이 중간쯤인 이들 학생 2명이 영어, 수학 등 주요 5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해당 사립고교를 상대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이 사립고교에서 평소 중위권 성적을 유지해온 3학년 학생 2명이 기말고사에서 영어, 수학 등 5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학교에서 자체조사를 벌였다. 학교 쪽은 “학생 2명이 지난달에 한밤중에 교무실 창문을 넘어 들어가 기말고사 시험문제지 초안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교 쪽은 “담당 교사들이 문제지 초안이 들어있는 서랍을 자물쇠로 잠궜지만 열쇠를 허술하게 보관해온 바람에 학생들이 쉽게 열쇠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4월 중간고사 때도 같은 학생 2명이 교무실에 침입해 문제지를 빼낸 뒤 3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 4월에 그런 일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문제가 유출된지 정말 몰랐다. 학생 2명이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올라간 줄로 알았다”고 털어놨다.
학교는 지난 7일 긴급회의를 열어 2차례에 걸쳐 문제지 초안을 빼돌린 3학년 학생 2명에 대해 퇴학처분을 내리고, 해당 과목의 시험점수를 모두 0점 처리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대구시교육청은 이 사립고교에서 지난 4월에 시험문제가 유출된 뒤 3달 만에 또 같은 방법으로 문제지가 유출된 사실을 중시하고 이 학교의 시험문제지 관리 전반에 걸쳐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조사착수 단계라서 구체적으로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지난 4월 시험문제가 유출됐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3개월 후에 또 문제가 유출된 점이 석연치않다. 이 부분을 집중조사하려고 한다. 결과가 나오면 학교장 징계 등 강도높은 조치를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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