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 1000여명 서울 광장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철저한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1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초록빛 잔디 위에 거대한 노란 리본이 내려앉았다. 교사들이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제자들을 추모하려 몸으로 만든 ‘리본 퍼포먼스’였다. 교사들은 리본 대형으로 앉아 노란 종이를 들어올리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북지부, 전남지부, 광주지부 교사 1000여명(전교조 추산)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노란 리본 만들기 대국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리본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는 노란 종이로 종이배를 접어 서울시청 분향소에 전시했다.
이른 아침부터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은 교사들은 뙤약볕이 내리 쬐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올바른 해결 촉구!’라는 손팻말 아래로 모여들었다. 교사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 “철저한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전교조 탄압하는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 “참교육 지켜내고 전교조 사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남 순천 별량중학교에 재직중인 한 교사는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아울러 전교조 법외노조화 철회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 지명 철회 등의 조처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별량중은 전체 교사 12명 중 7명이 행사와 집회 참가를 위해 상경했고, 그 다섯배에 이르는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들과 동행했다. 중2와 중3 두 자녀를 별량중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백미옥(41)씨도 가족들과 함께 선생님들의 곁을 지켰다. 백씨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같은 학부모로서, 우리 자식들을 그렇게 잃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참사 이후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학생, 학부모들과 함께 지역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백씨는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와 관련해서도 “전교조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25년간 한결같이 지켜온 길을 무너뜨리려는 조처다. 전교조 없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별량중 3학년 주지혜(16)양은 “세월호 참사의 억울함을 전국민에게 알리고 싶어서 참여했다. 정부가 배 안에 갇힌 친구들을 한명도 구하지 못해 실망했고, 이후 대처 과정을 보면서 나라가 걱정됐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리본 퍼포먼스 등에 이어 오후 5시부터 두시간가량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7·12 전국교사대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19일 법외노조화 1심 판결 이후 최대 규모 집회로, 최대 7000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조는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및 교원노조법 개정, 세월호 참사의 올바른 해결, 친일·극우·표절 김명수 교육부 장관 지명 철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 등 촉구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이에 앞서 오후 2~3시 서울광장, 광화문, 종로, 청계천, 신촌, 홍대 등 8곳에서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전교조는 지난 10일 서울고법에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외노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21일까지 노조 전임자 복직 여부를 보고하고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직권면직하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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