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기 조국 교수 질문에 원 지사 답
페이스북 소통은 유치…공론 장 만들자
페이스북 소통은 유치…공론 장 만들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8일 4대강 사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치산치수라는 큰 틀에서 보면 4대강 사업은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꼭 그 시기에, 전 국토를 한꺼번에 뒤집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수차례 지적했다”며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이어 “4대강은 앞으로 실제 홍수피해와 가뭄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환경피해의 규모와 복원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 추세를 좀 더 지켜보고 얘기하는게 좋겠다. 최근 환경피해 사례는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하면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 지사의 이런 발언은 전날 오후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 질문을 한 데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조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말이 통하는 대학 동기이기에 두가지 점만큼은 꼭 묻고 싶다”며 4대강 사업 옹호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갑자기 입장을 바꿔 찬성한 이유를 물었다.
조 교수는 “(원 지사가) 2010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시절 4대강 사업을 철저히 옹호하면서 수질오염이나 생태계 파괴가 일어나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내놓을 것이고, 자신도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그는 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시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이에 대한 답변도 요구했다.
그는 “이는 단지 친구의 과거를 추궁하기 위함만이 아니라 친구의 미래를 예상하기 위함이기도 하다”며 “지금도 이 두가지 사안에 대한 생각은 같은가? 바뀌었다면 사과해야 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원 지사는 조 교수의 글에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스럽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서는 “내가 정치하는 동안 가장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던 한 지점을 찾으라면 아마 그때일 것이다. 그동안 내가 출간한 책을 통해서, 그리고 각종 인터뷰를 통해서 입장을 많이 밝혀왔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원 지사는 이어 “우리끼리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하는 것은 유치할 수 있으니, 옛 친구들, 선후배들, 함께 하고 싶은 국민들과 토론회 한 번 열어보는게 어떤가”라며 ‘원-조 토크’를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과거에 대한 평가보다는 미래 아젠다를 많이 다뤄보자는 의견도 남겼다.
이에 조 교수는 이날 오후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 지사가 제안한 ‘원조토크’, 백면서생으로선 영광이다. 시기와 주제, 방법은 앞으로 얘기해보자”며 “당파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 개방적 도정을 기대하겠다. 진보진영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 실현해봄이 어떤가”라며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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