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22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유 전 회장 추정 변사체와 관련한 수사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우 서장은 이날 변사체의 지문이 유 전회장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2014.7.22(순천=연합뉴스)
“주검 유전자와 유 전 회장 유전자 일치 통보 받아”
“시신 80% 부패…허벅지 뼈 절단 유전자 감식 의뢰”
“계열사 스쿠알렌·유 전 회장 책이름 새긴 천가방 발견”
“시신 80% 부패…허벅지 뼈 절단 유전자 감식 의뢰”
“계열사 스쿠알렌·유 전 회장 책이름 새긴 천가방 발견”
경찰이 지난 6월12일 순천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주검의 오른쪽 검지에서 채취한 지문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지문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주검이 있던 현장에서는 구원파 계열사인 제약회사가 만든 스쿠알렌과 유 전 회장이 쓴 책의 이름이 새겨진 천가방이 함께 발견됐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22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전날 밤 경찰청으로부터 우리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 분원에 의뢰한 주검의 유전자가 그동안 검·경 수사로 확보한 유 전 회장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어 주검의 오른쪽 검지에 남아있던 지문과 유 전 회장의 지문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6월12일 오전 9시6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야산에서 박아무개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주검은 이미 80% 이상 부패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때문에 피부 조직이 아닌 허벅지 뼈를 절단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6월 13일에 의뢰한 유전자 감식 결과가 뒤늦게 나온 것과 관련해 “뼈를 통한 유전자 감식의 경우 40일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주검의 부패 정도가 심해 지문 채취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며 건조기법과 시료 등을 통해 두 차례 왼쪽 손의 손가락에서 지문을 채취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1일 경찰청으로부터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오른쪽 검지손가락에 남아있던 지문을 발견해 뒤늦게 지문 대조 작업을 거쳐 유 전 회장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경찰은 “애초 알려진 것과는 좀 다르지만 주검의 왼쪽 손가락의 일부가 없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발견 당시 주검의 주변에는 스쿠알렌과 점퍼, 신발, 천가방 등이 있었다고 했다. 경찰청으로부터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경찰이 뒤늦게 유류품의 감식 작업을 벌인 결과, 스쿠알렌은 구원파 계열사인 한국제약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점퍼는 고가의 이태리제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확인되었고, 신발도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으로 밝혀졌다.
우 서장은 “천가방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은 유 전 회장이 직접 쓴 책 제목이었다”며 “주검 발견 당시 유류품에 대한 정밀 감식을 벌여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는 등 초동수사에 허점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22일 경찰은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매실밭에서 DNA 감정결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유 전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안치된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는 모습. 2014.7.22(순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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