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뼈로 유전자 검사 하는데
“보통 2,3일” vs “40여일보다 더 걸릴수도”
② 2~3주 만에 반백골화
“1년 이상 야외에 있어야 가능” vs “두차례 큰 비에 무더운 날씨면 충분”
“보통 2,3일” vs “40여일보다 더 걸릴수도”
② 2~3주 만에 반백골화
“1년 이상 야외에 있어야 가능” vs “두차례 큰 비에 무더운 날씨면 충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과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 전 회장이 주검으로 확인되기까지 40일이라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경찰 추정대로 5월 말께 사망했다면, 6월12일 발견 시점까지 불과 2주 만에 백골화가 진행될 정도로 주검이 급속히 부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① 유전자 검사 왜 40여일이나 걸렸나?
순천경찰서는 22일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뼈로 유전자 검사를 하는 데는 통상 40여일 정도 걸린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가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반론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보통 2~3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안다”며 “보통은 훼손이 심한 시신이라도 머리카락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기 마련인데, 대퇴부 뼈로 조사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형석 전남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는 “40일보다 더 걸릴 수도 있고 덜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퇴부는 뼈가 굉장히 두껍기 때문에 아주 작게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혈액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유전자 검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다른 신체 조직이 아닌 대퇴부 뼈로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것과 관련해서도 “머리카락은 두피가 없어져도 모근이 남아있어 유전자 검사에 활용할 수 있지만 다른 머리카락이 섞일 수 있어서 잘 쓰지 않는다”며 “현장이나 사진을 보지 않아서 주검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수 없지만 담당 부검의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얻는 데 가장 적절한 부위를 채취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② 2~3주 만에 반백골화 가능한가?
부패 정도로 미루어 본 사망 시점도 의혹 거리다. 경찰은 검찰이 전남 순천의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을 급습한 5월25일 이후 유 전 회장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주검이 발견된 게 그로부터 2~3주 후인 6월12일이라는 점에서 의문을 낳고 있다. 보통 주검은 1년 이상 야외에 노출될 경우 살점이 떨어지고 뼈가 드러나는 반백골화가 진행된다고 보기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해당 주검은 사망한 지 6개월 이상 된 게 확실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은 2주 만에 부패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6월 초에 비가 20㎜ 이상 온 날이 두 번이나 있었다. 낮에는 굉장히 더운 날씨가 있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겨울옷을 입고 있었던 탓에 부패가 촉진되었을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김형석 교수는 “지난해 목욕탕에서 발견된 한 주검은 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피부조직이 모두 없어졌다”며 “온도, 습도, 환경, 사망한 사람 신체의 단백질과 지방의 양 등 부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부패의 정도를 공식화할 수가 없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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