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육청 관할 학교 5년 근무
상담일지에 의심 정황 담겨 있어
학교쪽 덮고 가려한 의혹 짙어
상담일지에 의심 정황 담겨 있어
학교쪽 덮고 가려한 의혹 짙어
반 여학생 7명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관련기사 : 초등 담임, 5학년 여학생 7명 집단 성추행 논란)가 이전 학교에서도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학교가 작성한 학생상담일지에는 성추행으로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담겨 있어, 학교 쪽이 이를 적당히 덮고 가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학교 쪽 말을 종합하면, ㄱ(33) 교사는 지난 3월 성추행 혐의가 불거진 지금의 학교로 오기 전, 같은 교육청 관할의 다른 초등학교에서 5년간 근무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24일 “최근 경찰에서 ㄱ 교사 문제로 조사를 나왔다. ㄱ 교사가 있을 때 작성된 (학생) 상담일지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담일지 내용 중에서) 제일 심한 게 학생들 브래지어 끈이 있는 등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성추행은 절대 없었다. 경찰에 자료를 다 제출했기 때문에 정말로 숨기는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에 있을 때는 ㄱ 교사가 ○○부장을 맡을 정도로 꼼꼼한 교사였다. 교육감상도 받은 걸로 안다. (성추행 문제로)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됐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학교가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면 신고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덮고 가려 한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학교에도 ‘경고’를 했지만 추가 수사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 시간이 흘러 학생들의 진술 확보가 어려운데다 2차 피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ㄱ씨는 지금 학교에서 걸스카우트 대장을 맡았다. 앞서 경찰은 걸스카우트 학생들을 조사했지만 추가 피해는 드러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황은영) 수사를 받고 있는 ㄱ씨는 현재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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