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큰아들 유대균씨가 25일 저녁 경기도 용인시 오피스텔에서 검거돼 인천 문학동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00일 동안 그 난리를 치고 고작 한 일이 유병언 주검 발견과 아들 검거?
지난 25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박아무개씨가 검거되자 언론들은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보면,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정부가 300여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은 근처도 가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비판인 것이다. 누리꾼들은 유대균씨의 혐의 내용을 들어 그가 세월호 참사와 무관하지는 않지만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씨의 경우는 유씨의 도피를 도왔을 뿐이데 경찰이 그의 신상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공개한 것은 명백히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위터 이용자 @in***가 쓴 “검찰이 지금까지 밝혀낸 유대균씨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액수는 56억원. 죄는 졌지만 세월호와는 별 관련 없는데 난리법석 체포 작전. 참고로 SK 최태원은 465억. CJ 이재현은 700억 횡령 혐의”라는 글은 350여회 이상 리트위트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impete****는 “세월호 특별법이 유병언의 미스터리한 죽음과 유대균 체포에 이어진 ‘미모의 호위무사’에 묻히고 있는 나라. 세월호 참사를 ‘사랑과 전쟁’으로 만드는 대단한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유병언 전 회장의 경우도 세월호 증축과 과적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지만 300여명의 희생자를 발생시킨 가장 큰 원인은 ‘골든 타임’의 허비, 즉 구조 지연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검찰과 경찰이 연인원 145만여명을 동원해 거둔 성과가 유씨 일가였다는 데 누리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가 세월호 특별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박찬운 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병언 수사, 나는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했다. 유병언은 세월호 사건의 핵심이 아니다. 그와 관련된 것은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부수적 사항일뿐이다. 전형적인 여죄다”라고 했다. 이어 “그가 죽든, 살든 세월호의 핵심이 될 수 없다. 세월호 사건의 핵심은 침몰의 직접 원인을 밝히는 것과 사고 후 왜 멀쩡히 보면서도 수많은 생명을 수장시켰는가이다. 유병언을 이 사건의 핵심으로 몰아갔던 대통령, 수사기관, 나아가 언론은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