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 ‘웰컴 투 부암동’
서울 자치구들 경쟁적으로 추진
대부분 내려받기 횟수 50회 미달
대부분 내려받기 횟수 50회 미달
서울 종로구 부암동은 요즘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동네, ‘핫 플레이스’다. 도롱뇽이 서식하는 백사실계곡, 인조반정 야사로 잘 알려진 세검정, 흥선대원군이 사용했던 한옥 석파정 등 역사적 명소, 200여개에 이르는 미술관과 화랑 등을 잇는 관광 코스가 알려지며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무조건’ 찾는다.
부암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달 부암동을 소개하는 스마트폰 앱 ‘웰컴 투 부암동’을 만들었다. 종이로 된 관광안내도에 담기에는 소개할 내용이 너무 많아서다.
부암동 앱에는 부암동의 유래, 주요 관광지, 갤러리, 식당, 카페, 숙소 등 관광정보를 자세히 실었다. 할인쿠폰도 내려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만든 ‘썰렁한’ 앱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과 달리 부암동 앱 이용자들의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온라인에는 “부암동에 단체 산행을 가는데 즐거운 산행이 될 것 같다” “필요한 것만 모아놓았다” “앱이 깔끔하고 간결해서 좋다” “서울 여행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는 식의 칭찬이 많다.
‘우리동네 앱’을 선보인 곳은 부암동 말고도 많다. 서울 자치구 중에는 강동·송파·강남·관악·서초·성북·구로구 등이 올해 들어 일제히 동네 앱을 선보였다. 관광안내 성격이 강한 부암동 앱과 달리 자치구 앱들은 ‘지역주민 밀착형’이다. 고깃집, 일식집, 일반음식점 등으로 분류한 동네 식당 정보, 인테리어·설비·간판·생필품 등으로 세분화한 가게 찾기 등 생활정보가 주류다.
하지만 과거 전화번호부나 생활정보지의 ‘위상’을 대신하겠다는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아 보인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기준으로 보면, 이들 자치구 앱을 내려받은 건수가 50건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민 68만명인 송파구가 500건을 넘겼을 뿐이다. 부실한 정보가 비인기의 원인이다. 가까운 세탁소를 찾으려 했더니 세탁소가 아예 없다고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괜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원 김다운(36)씨는 “돈을 들여 동네 소개 앱을 만드는데, 실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꼭 필요해서 만든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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