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때 생존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 공판에 증언을 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생존학생 17명 추가 법정증언
4층 선실에 있던 여학생들
“해경, 헬기로 올려주기만 하고
탈출자들 나오는 출입구엔 안가
눈 마주친 친구 바닷물에…” 울먹
“남학생 선실 6곳 다니며
구명조끼 나눠주고 많은 친구 구해”
4층 선실에 있던 여학생들
“해경, 헬기로 올려주기만 하고
탈출자들 나오는 출입구엔 안가
눈 마주친 친구 바닷물에…” 울먹
“남학생 선실 6곳 다니며
구명조끼 나눠주고 많은 친구 구해”
“저희는 수학여행 가다 단순히 사고 난 게 아니라,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서 이렇게 많이 죽은 건데….”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살아남은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사고 당시 해경이 적극적 구조를 하지 않아 희생이 컸다고 증언했다.
29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단원고 생존 학생들은 이처럼 진술했다.
단원고 2학년 ㅊ양은 “배 안에 사람이 많다고 해경에게 말해줬느냐”는 검사 질문에 “해경이 위에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ㄱ양도 “갑판에 있던 해경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고, ㅇ양은 “해경은 갑판 외벽에 서서 헬기로 올려주기만 했고 생존자들이 빠져나오던 출입구 쪽으로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ㅇ양은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 이렇게 많은 목숨을 잃었다. 탈출 당시 건너편 친구랑 눈이 마주쳤는데 결국, 배에서 나오지 못한 그 친구가 바닷물에 잠긴 모습이 떠올라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한 학생은 “대기하다가 탈출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으니 처음부터 대피하라고 했으면 훨씬 많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배 앞에 구명보트라도 있었다면 뛰어내렸을 텐데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법정 진술로 ‘숨겨진 의인들’의 필사적인 구조활동도 확인됐다. 학생들은 “아저씨들이 커튼을 뜯어서 만든 로프와 고무호스 등으로 우리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증언에 나선 단원고 남학생 ㅅ군은 선실 6곳을 뛰어다니며 물에 빠진 친구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주고 헬기까지 태워줘 여러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재판에서는 단원고 생존 학생 16명이 출석해 증언했다. 다음 공판은 8월12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된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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