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냉각수 저장소 빠져 6시간뒤 발견
노조 “안전장비 없이 작업했을 것”
노조 “안전장비 없이 작업했을 것”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바닷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노동조합에서는 사고 위험이 있는 곳인데도 제대로 된 안전장비 없이 작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30일 오전 8시40분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안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 건설 현장의 배수로에서 작업하던 하청업체 ㅅ건설 소속 가아무개(29)씨가 깊이 7m, 너비 50m의 냉각수 저장소에 빠졌다. 현장에 있던 작업자가 119에 신고했으며, 태안해경 잠수부까지 동원된 끝에 사고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2시5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가씨는 석회석 부두(CWP) 안쪽에 있는 냉각수 저장소를 오가는 다리 위에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사고 지점은 대형 펌프로 냉각수(바닷물)를 퍼올리는 곳으로 유속이 빠른 곳이어서, 동료 작업자가 가씨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지만 끝내 구하지 못했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발전노조) 쪽은 구명조끼나 안전 케이블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작업이 이뤄진 탓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전노조 서부본부 관계자는 “안전고리가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락한 것이기 때문에 안전 관리 부실이 의심된다. 또한 사고 뒤 실종자를 빨리 찾으려면 냉각수 펌프의 작동을 중지시켜야 하는데 발전소 쪽에서 그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석탄가스화 복합발전 건설 현장에서는 지난해 12월 7m 높이 크레인에서 노동자들이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한달 사이 사고가 3차례 잇따라 일어난 곳으로 작업 안전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보령고용노동지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태안화력발전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