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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 일병 가해자들 너무 뻔뻔…살인죄 적용해야”

등록 2014-08-05 16:19수정 2014-08-05 17:11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시민감시단 80여명 ‘윤 일병 사망 사건 공판’ 참관
군 검찰 “강제추행죄만 추가…살인죄는 재수사”
“괴롭힘을 당해도 어디인가 얘기할 데가 있어서 조처가 되고 그래야 하는데…. 한 달이 넘게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그렇게 버티다가 죽어갔다는게 너무너무 화가 나요”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육군 28사단 보통군사법원 앞. 구타·가혹행위로 사망한 28사단 윤아무개(24) 일병 사건을 다룬 4차 공판을 참관하고 나온 김아무개(56)씨는 울먹이며 말했다.

인권단체인 군인권센터가 모집한 시민감시단의 일원으로 법원을 찾은 김씨는 “살인죄를 반영한다고 해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윤 일병이 중대과실로 죽었다던데 과실은 실수를 말하는 것 아닌가. 실수를 어떻게 한 달이 넘게 지속하나. 어떤 엄마들은 가해자를 공개처형시켜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군인권센터는 김씨를 비롯한 80여명의 시민감시단과 함께 이날 군사법원을 찾았다. 법정은 200㎡가량의 작은 규모였다. 취재진들과 함께 법정의 좁은 방청석과 복도에 늘어선 이들은 김씨처럼 분노를 삭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가해자들 얼굴 보여?”,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있대”라며 연신 수군거렸다.

전날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흥석 육군 법무실장은 “가해자들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군 검찰은 윤 일병에게 소염제인 안티프라민을 성기에 바르게 한 일 등을 들어 주범 이아무개(26) 병장의 혐의에 강제추행죄만을 추가했다. 살인죄에 대해선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재수사를 벌여 결론을 내기로 했다. 공판은 사건 관할 법원을 3군 사령부로 이전하기로 한 뒤 2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4명의 변호인과 함께 피고석에 앉아있던 6명의 피의자들은 방청객들과 다른 출구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피의자들과 방청객들 사이엔 헌병들이 줄지어 앉아 돌발상황 대비했지만, 별다른 소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숨진 윤 일병의 가족은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유가족이 핵심적으로 요구했던 살인죄를 군 검찰이 추가하지 않은 것은 국가의 형벌권을 책임지는 이의 자세가 아니다. 향후 3군 사령부의 재판에서 살인죄로 공소변경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감시단들도 실망한 눈치였다. 지난해 11월 아들이 군에 입대했다는 한 50대 여성은 ”재판이 이렇게 허술한 것인지 처음 알았다. 너무 형식적이다. 가해자들은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있고 헌병은 오히려 우리를 막았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동생이 군 입대를 계속 미루고 있다는 김율(27)씨는 “제일 뒤에 앉은 피의자가 남동생과 외모가 닮았더라. 동생과 비슷한 나이일텐데 정말 안쓰러웠다. 잘못은 했지만 그 나이에 뭘 알까 싶었다. 문화가 바뀌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사촌동생이 공군에서 복무 중이라는 김민경(26)씨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문제인데도 반짝 관심을 받다 사그라들어 너무 안타깝다. 시민들이 참여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감시단은 군을 성토하는 의미로 군사법원이 있는 부대 정문에 풍선과 메시지를 적은 쪽지를 붙이고 보라색 종이비행기를 접어날린 뒤 서울로 돌아갔다.

양주/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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