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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역날 자살 이상병 아버지 “군이 정신질환 방치”

등록 2014-08-06 11:14수정 2014-08-06 14:07

“군 동기들이 간부들에게 자살 암시 보고했는데 묵살
상관모욕죄만 들이대며 부모에게 진실 알리지 않아”
지난달 10일 제2탄약창에서 전역한 당일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 상병 사건과 관련해 그의 아버지가 ‘군이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상황인 것을 알면서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군은 상관에게 욕을 하는 이상행동을 보인 이 상병에 대해 정신질환 사실은 숨긴 채 ‘상관모욕죄로 실형을 살 수도 있다’고 부모를 호도했다.

아버지 이아무개씨는 5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영창 보내야 한다. 빨리 내려오라’고 해서 갔더니 중대장이 ‘얘가 상관모욕죄를 했으니 실형을 1년 사는데 그러지 말고 대구 국군정신병원에 보내면 피할 수 있으니까 그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1, 2년 실형을 받는다는데, 그게 낫겠지 해서 허락을 했다”고 밝혔다. 이 상병이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부모에게는 다른 이유를 둘러댄 것이다.

이씨는 아들의 정신질환이 깊어지는 동안 군이 이상징후를 계속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기 물건들을 갖다가 옆 동료들에게 주면서 ‘나 마지막이다, 나 자살할 거다’ 하면서 자기 물건들을 다 꺼내서 주고 그랬다고 한다. 그런 것을 (동료들이) 다 일일이 간부에게 보고를 했다는데 왜 묵살했는지가 이해가 안 간다”며 “정신과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얘가 이상한 행동하면 보고하라’며 전우조만 붙여줬다. 이런 걸 왜 부모한테 알리지 않았냐”고 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얘기하면 그런 행동들을 할 때마다 지휘관들은 가족한테 알려서 최소한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든가 의가사 제대를 시키든지, 군 복무 부적합 검사를 한다든지 해서 빨리 가정으로 보내줬어야 한다”고 했다.

이 상병이 정신질환을 앓게 된 이유와 관련해 아버지 이씨는 “동기들 말에 의하면 몇 주간 훈련을 받을 때는 아주 다 똑같이 행동하고 다 똑같이 기합을 받고 하니까 극히 정상이었다고 한다”며 “그런데 자대배치 받으면서 70명의 선임병들 고참들의 군번이나 성명, 입대 연월일 이런 것을 모두 외우라고 했는데 잘 못했고 갖은 구타와 폭언과 가혹행위 이런 것들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또 “어느 한 번은 면회를 갔는데 얼굴이 시퍼렇게 멍들고 발톱이 깨졌더라”며 “지금 같아서는 이렇게 옷을 들어서 봤을 텐데…”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입대 전에는 혹시 아드님한테 정신질환을 앓거나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 적이 없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군이 제대로만 대응했다면 이 상병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상병이 제대 직전 중대장을 때린 일과 관련해 “집사람이랑 저랑 쫓아가서 애걸복걸하면서 ‘일주일만, 열흘만, 한 달만 좀 제발 영창 보내지 말고 좀 우리 가족한테 보내 달라. 우리가 치료시키겠다. 아무것도 묻지 않겠다. 제발 좀 보내만 달라’고 했을 때, 6월 5일 날 그때만이라도 저희에게 보내줬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겠냐”며 “집에 왔는데 세상에 아무 감정이 없는 식물인간이 돼 있더라”고 통탄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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