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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보이스피싱 돈 가로챈 27살

등록 2014-08-10 20:44

사기범들 몰래 대포통장 알선
돈 입금되면 미리 알아채 인출
9천만원 챙겨…공범 등 3명 구속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기 쳐 빼돌릴 돈을 가로챈 또다른 사기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송아무개(27)씨는 지난 3월 한 스마트폰 채팅앱에 접속해 ‘급전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린 사람들에게 은밀한 제안을 했다. 송씨는 이들에게 “사기조직에 통장을 빌려주고, 통장에 입금된 돈을 먼저 빼서 나눠 쓰자”고 제의했다. 송씨는 불안해하는 통장 명의자들에게 “불법에 사용되는 통장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해도 신고할 수가 없다”고 설득했다.

송씨는 모집한 이들에게 보이스피싱 등 사기조직 연락처를 알려주고 통장 관련 자료를 보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송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사기’를 쳤다. 통장들을 넘기기 전 통장마다 체크카드를 만들고, 돈이 입금되면 자신의 대포폰으로 입금 안내 문자메시지가 오도록 미리 손을 써뒀다.

송씨는 지난 6월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은 김아무개(39)씨가 3개 은행에 송금한 1000만원 중 590만원을 보이스피싱 조직보다 먼저 인출해 빼돌렸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0일 이런 수법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9000여만원을 가로 챈 혐의(사기방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송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송씨가 보이스피싱 조직과는 직접 관련이 없으며, 사기조직이 무작위로 발송한 대포통장 모집 문자메시지 등을 사기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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