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의원들 공동 기자회견
“누리과정에 연간 5400억 투입”
돈없어 연합고사도 못치를 지경
“누리과정에 연간 5400억 투입”
돈없어 연합고사도 못치를 지경
‘서울시교육청은 왜 고교 1·2학년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예산이 부족한가. 왜 학교 운영비를 삭감해야 하고, 왜 명예퇴직을 하려는 교사들한테 줄 퇴직금도 없는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1일 오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서울시교육청 예산 부족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누리과정 예산’을 지목했다. 정부가 2014년 한해만 5400억원에 이르는 누리과정 예산을 서울시교육청에 떠넘겼고, 이 때문에 예산이 바닥났다는 진단이다.
서울시의원들은 “누리과정 탓에 초중고 교육현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누리과정은 만 3~5살 어린이한테 국가가 무상 보육·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인데, 예산 규모가 너무 커 서울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 특히 2012년 3월 만 5살로 시작한 누리과정이 2013년 3월부터 만 3~4살까지 확대돼, 이 예산을 충당하느라 주요 학교 정책을 뒤로 미루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시의원들은 “국책사업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의 2014년도 재정적자 규모가 3600억원가량으로 전망되는데, 누리과정 예산만 정부가 떼가도 해결이 가능하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5400억원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서울 교육에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원들은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현행 20.27%에서 25%로 인상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확대 촉구 건의안’도 공동발의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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