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은 분명 한 사람이지만 정치인 강용석과 방송인 강용석은 전혀 다른 페르소나를 뒤집어쓰고 있다. 정치인 강용석이 진실성의 표현 양식처럼 보이는 거친 막말 뒤에 기만성을 숨기는 위선자였다면, 방송인 강용석은 자신의 속물성을 까발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현실주의자다. tvN 제공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강용석 2년 구형에 SNS 화제
검찰이 여성 아나운서 비하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모욕 등)로 기소한 강용석 전 의원에 징역 2년을 구형한 다음 날인 13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강 전 의원이 단연 화제로 떠올랐다.
대체적인 반응은 강 전 의원에 싸늘했다. 그가 ‘방송인 강용석’으로 탈바꿈하기 전, 한나라당의 저격수를 자처하며 막말을 쏟아내고 그에 대한 비판에 고소·고발로 응수하던 ‘정치인 강용석’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트위터 이용자 @Le********는 “몇일(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용석 고소한 19금을 봤었는데 여성 성희롱 발언으로 징역 2년 구형을 받다니.. 성공하는 dna가 아니라 망하는 dna였나”라고 비꼬았다. @ki*****는 “강용석은 요즘 종편에서 여자아나운서들과 함께 앉아 방송하면서 희희낙낙하던데, 어찌나 쓴웃음이 나던지.”, @Pr************는 “강용석이가 이미지세탁으로 거의 연예인이 되었는데, 성희롱발언으로...ㅋㅋㅋ 이거 이제와서 사과할수도 없는 거잖아?”라고 했다.
그의 대표 방송 프로그램인 ‘썰전’을 제작하는 <제이티비시> 등 강 전 의원을 출연시키는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에 대한 의견도 많았다. 트위터 이용자 @si***********는 “제벌(제발) 강용석이 방송 내보낸 방송사들 반성해라…”라고 촉구한 반면 @ma*****는 “강용석이 이제 방송에 안나오는거야?? 썰전은 그럼 무슨 맛으로 보나…”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날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재판에 무단 불출석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김 의원을 한 데 엮은 글들도 눈에 띄었다. 트위터 이용자 @Na******는 “2년 구형 받은 강용석 ‘희재야 우리는 하나다’”라는 글이 적힌 웹페이지를 소개했다. “변희재 법원 구속영장에 이어 강용석의 징역 2년 구형, 무더운 날의 소나기 같이 속시원한 뉴스 둘 ㅋ ”(@de********), “착하게 살자. 변희재 선고기일 불출석 구속영장 발부, 강용석 성희롱 2년 구형.”(@Dr****) 등의 글도 있었다.
SNS의 열렬한 반응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ve******는 “사람들이. 구형이 뭔지 모르나벼... 선고가 아닌데... 강용석 징역 2년 구형 한건 검찰인디. 판사가 판결을 내리지 검사가 내리는게. 아니잖아요.”라며 법원이 강 전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용석씨의 발언은 분명 잘못된 것이긴 한데 징역 2년은 과하지 않나?”(@ej***), “강용석씨 잘못한 건 알지만 왜? 지금 다시?? 그동안 방송 잘 하다가? 미스테리 하다 진짜”(@se*******)와 같은 동정 여론도 있다.
강 의원은 2010년 7월 열린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한 대학 동아리 학생들과 뒤풀이 회식을 하던 중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아나운서들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 제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모욕죄에 대해 대법원은 1·2심과 다르게 판결했지만 여전히 강 전 의원의 아나운서에 대한 집단 모욕죄는 성립한다고 본다”며 1·2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29일에 열린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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