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과 군홧발로 수차례 폭행…손등으로 바지 지퍼부위 치기도
군 당국 조사 나서…남 지사 “저도 같이 벌 받는 마음으로 반성”
군 당국 조사 나서…남 지사 “저도 같이 벌 받는 마음으로 반성”
군대내 폭력사태와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군 복무중인 남경필 경기지사의 아들이 후임병들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군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 경기지사는 “국민께 죄송하다”며 긴급 사과했지만 사회 지도층의 아들까지 군대내 가혹행위의 가해자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남 경기지사는 17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 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남 경기지사의 큰 아들로 강원도 철원 6사단 예하 연대 행정병으로 복무 중인 남아무개(23) 상병은 지난 4월초부터 이달 초까지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임병인 박아무개(21) 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과 전투화를 신은 발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상병은 가혹행위 뿐만 아니라 지난 7월달 중순부터 생활관에서 또다른 후임병인 김아무개(19) 일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 상병의 가혹행위는 최근 군내 폭력사태가 잇따르자 군이 전군을 상대로 군대내 가혹행위를 막기 위한 이른바 ‘소원수리’를 받는 과정에서 후임병들이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실토하면서 드러났다.
육군 당국자는 “남 상병의 가혹행위는 최근 가혹행위가 논란이 되면서 6사단에서 지난 11일 실시한 자체조사에서 밝혀졌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남 상병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 경기지사는 자식의 가혹행위 건에 대해 “지난 13일 (아들의)조사를 담당하는 헌병대로부터 (아들에 대한)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아들의 가혹행위에 대해 “언론에 나온 내용과 유사하다. 군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게될 것이다. 아버지로서 저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말했다.
남 상병은 남 경기지사의 두 아들 중 큰 아들로 중국의 ㅊ대에서 유학을 하던 중 지난해 군 입대했다. 또 중국의 대학에서 역시 유학 중이던 둘째 아들은 공군에 입대해 전역을 앞두고 있다.
남 경기지사는 앞서 지난 15일 한 언론사 기고문에서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낸 심경을 밝히면서“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또 병장이 된 둘째 아들과 관련해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휴가를 나온 둘째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걱정 붙들어 매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언론사의 요청을 받고 기고문을 전달한게 지난 11일이었고 당시에는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박병수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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