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핑계로 억대 뒷돈’…전 서울시 의장 징역 5년형

김명수(55) 전 서울시의회 의장.

‘철거 대부’ 이금열 회장에 청탁받아

철거용역업체 회장한테서 1억원을 받고도 이를 출판기념회 후원금이라고 주장한 김명수(55·사진) 전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징역 5년 형이 확정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황병하)는 20일 ‘철거용역업계 대부’로 불리는 이금열(44) 다원그룹 회장한테서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로 기소된 김 전 의장에게 선고한 징역 5년, 벌금 1억원과 추징금 1억원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이 상고를 포기해 이 형량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 전 의장은 항소심에서 “이 회장이 출판기념회 후원금 명목으로 1억원을 줬다”는 주장을 폈다. 김 전 의장은 이 돈을 받기 7일 전에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1억원을 받기 불과 며칠 전 이 회장을 처음 알게 됐고, 이 회장한테 건축심의 통과 청탁을 받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과 재건축조합장의 만남을 주선한 것을 보면 단순히 출판기념회 후원금으로 알고 받았다고 볼 수 없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의장은 1심에서부터 “이 회장한테 받은 돈을 계수기로 직접 세어보니 1억원이 아닌 9995만원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로 받은 현금을 계수기로 직접 세어보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뇌물액이 1억원 이상이면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이고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법정형이 7년 이상 징역이라는 것을 알고 김 전 의장이 가벼운 형벌을 받으려고 수수액을 5만원 낮춰 허위 진술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