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착 증세는 특이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직업·나이·교육 수준과도 관계없다. 원인은 뚜렷하게 알 수 없다. 티브이엔(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에서 개그맨 윤성호가 ‘바바리맨’을 연기하는 장면. 티브이엔 제공
[토요판] 뉴스분석, 왜? 바바리맨의 세계
주초 학교 주변에서 10~20대 여성 주로 노려
노출증 범죄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발생하는 편일까. 주초에 학교 주변 등에서 상대적으로 가해자에게 저항하기 힘든 10~20대 여성에게 주로 피해가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1월1일부터 2011년 8월까지 주요 언론에 보도된 노출증 관련 범죄 68건을 분석한 ‘노출증과 범죄’ 논문을 보면(신관우. 2012), 월·화·수요일과 같은 주초에 범죄의 47.06%가 발생했고 주말인 토·일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11.76%에 그쳤다. 발생 장소는 학교 주변(30.88%), 거리(27.94%), 공원(7.35%), 버스승강장 (4.41%), 병원 주변(4.41%) 순이다. 가해자 연령은 20~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83.83%에 이른다. 피해자 연령은 10~20대(76.47%)에 집중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성도착증은 평생 지속되진 않지만 만성적이고 장기간 지속된다. 따라서 성도착증 범죄는 재범률이 높다. 질병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최근 법원은 이러한 노출증 범죄자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하는 추세다.
지난 7월 여중고생 등 앞에서 노상 자위행위 등을 한 죄로 징역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은 ㄴ(27)씨의 경우 2012년 11월과 2013년 5월 동일한 범죄로 이미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었다. 그는 이전 판결 때 치료 명령 선고를 받지 않았고 이후 같은 범죄를 지속했다.
ㄴ씨의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성도착증 범죄자들은 물론 처벌해야 한다. 다만 처벌이 질환을 치료하진 못한다. 적절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호 교수는 “성도착증 환자들에게는 사회적 소통 기술을 강화하고 타인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을 키우고 공격성을 조절하는 훈련 등의 치료가 행해진다”고 밝혔다. 일부는 약물치료 시술을 받기도 한다.
사법당국 일각에서는 성도착증 범죄자들이 치료감호소나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에도 정신상담을 일정 기간 받을 수 있도록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및 ‘치료감호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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