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붙잡혀 유치장 입감 절차를 밟으려는 40대 수배자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4일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3일 오후 10시23분께 수원시 권선구 수원서부서 현관 앞에서 김아무개(48)씨가 구토를 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앞서 화성서부서는 사기 등으로 3개 경찰서에 10건의 수배를 받고 있는 김씨를 지난 3일 오후 9시14분께 경기도 부천시에서 붙잡아, 수원서부서 통합유치장으로 데려왔다. 수원서부서 주차장에 도착한 김씨는 수사관들에게 “담배 한 대와 커피를 좀 달라”고 요구했고, 수사관들은 이를 들어줬다. 그러나 현관 앞에서 담배를 거의 다 피운 김씨는 갑자기 “어지럽다”며 쓰러졌다.
화성서부서 관계자는 “김씨는 전과 27범으로 밤에 조사할 경우 도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바로 유치장 입감절차를 밟으려 했다. 이송 과정에서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씨 변사사건을 담당한 수원서부서 관계자는 “응급실 의사는 ‘김씨의 토사물에서 약물 등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소견을 냈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40대 여성에게 자신이 대학교수라며 접근해 40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갖고 1억4천만여원을 빌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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