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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사내하청 900여명 모두 ‘정규직 인정’ 판결

등록 2014-09-18 20:56수정 2014-09-18 23:08

엄길정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대의원(왼쪽)과 박현제 전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뒤 머리를 맞대고 기뻐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엄길정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대의원(왼쪽)과 박현제 전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뒤 머리를 맞대고 기뻐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불법파견소송 노동자 ‘1심 완승’
현대차 “항소 여부 조만간 결정”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900여명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현대차는 소송 과정에서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신규채용 형식으로 정규직화했지만, 법원은 정규직 간주 시점부터 경력을 인정하고 해고로 받지 못한 임금이나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는 18일 강아무개씨 등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와 해고자 994명이 “현대차 정규직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이들의 고용 형태가 도급이 아니라 파견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강씨 등 865명을 사업장에 파견받은 사실이 인정되며, 이에 따라 2년 넘게 파견된 이들의 현대차 정규직 지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옛 파견근로자보호법은 2년 넘게 근무한 파견노동자는 자동적으로 직접고용 노동자가 된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입사 시기가 늦은 69명은 현대차가 정규직으로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2006년 12월 개정된 파견근로자보호법은 2년 이상 근무한 파견노동자를 자동적으로 직접고용 노동자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사쪽에 정규직 고용 의무를 지운다. 사쪽이 이를 안 따르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재판부는 현대차 쪽이 최근 신규채용한 40명의 소는 각하하고,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를 취하한 20명은 체불임금만 받도록 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의장·엔진·변속기·생산관리·출고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에서 금지된 파견노동을 실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고용계약은 사내하청업체와 맺었지만, 하청노동자들을 실제로 지휘한 것은 현대차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정한 일부 공정을 도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같은 작업장에서 섞여 유사한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보다 덜 받은 임금, 사내하청업체에서 해고당해 받지 못한 임금 등을 이유로 청구된 585억원 가운데 231억원을 현대차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 김성욱 지회장은 “우리가 옳았음을 인정받았다. 현대차에 모든 책임이 있는 만큼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을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입장’ 자료를 내어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식 김민경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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