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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원지법, 대법 제출 공판조서 항소심 증언기록과 달라 말썽

등록 2005-09-21 07:01수정 2005-09-21 07:06

법원 항소심 공판 증언기록 누군가 바꿔 대법원 제출
법원 항소심 공판 증언기록 누군가 바꿔 대법원 제출
용인 토지매각대금 횡령논란 사건

“피고인 무죄주장 근거로 삼은 증언”

‘대답하지 않겠습니다’→‘말도 안됩니다’로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복사한 공판조서의 증언 내용과 대법원에 송부된 같은 공판조서의 증언 내용 취지가 전혀 다르게 기록된 부분이 확인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현문(70)씨는 2000년 7월 친목회원들의 토지 매각대금 2억5천여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횡령)로 기소됐다. 1995년 계모임 회원인 서아무개씨 등 3명이 “용인 땅 2천여평을 팔아달라. 평당 30만원씩만 받아주면 되고 그 이상 받는 것은 문제삼지 않겠다”는 부탁을 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이 땅을 평당 42만5천원에 팔고 서씨 등 땅주인에게는 평당 30만원으로 계산한 액수를 지급했다. 하지만 서씨 등은 이씨에게 “수고비로 챙긴 차액이 너무 많다”며 평당 5만원씩의 땅값을 더 요구하다 99년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는 2001년 1심에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수원지법 항소부도 이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씨는 대법원에 상고한 뒤 항소심 법원이 대법원에 보낸 공판조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항소심 법원에서 복사한 공판조서(위 사진)를 보면 “지주 3명이 증인 집에서 원본 매매계약서를 회람한 뒤 장○○이 ‘차액이 너무 많다. 평당 5만원 더 달라’고 요구하여 이를 전해들은 피고인이 ‘애들 장난이가, 계약 없던 것으로 하자’고 했죠?”라는 이씨 변호인의 질문에, 서씨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회피성 답변을 했다. 당시 서씨를 신문했던 이씨의 변호인 정아무개 변호사가 자신의 문답서에, 서씨의 답으로 “대답 ×”라고 써놓은 메모(가운데 사진)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 변호사는 이 증언 등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하는 변론을 했다.

그러나 수원지법이 대법원에 보낸 항소심 공판조서에서는 변호사의 같은 질문에 “말도 안 됩니다”라고 강하게 부정(아래 사진)한 것으로 서씨의 답변 취지가 바뀌어 있다.

이씨는 대법원에서 이런 내용을 근거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과는 상고 기각이었다. 내용이 다른 2개의 공판조서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었다. 이씨는 공판조서가 고쳐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진정을 대법원, 헌법재판소, 검찰, 부패방지위원회에 냈으나 어느 기관도 그에게 속시원한 답을 주지 않았다.

이정석 대법원 공보관은 “공판조서에서 전체적인 판결 흐름과 맞지 않는 부분이 보이면,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통보하지 않고도 직권으로 공판조서를 고칠 수 있다”며 “공판조서에 바뀐 내용이 있다면 재판장이 녹음테이프를 바탕으로 사실대로 고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공판조서가 고쳐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당사자는 결코 재판에 승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공판조서가 절대적인 증명력을 가지는 만큼 당사자에게 알리는 절차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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