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야동’ 탐닉…법원 “이혼 사유”

“기독교 남편, 아내 기대에 어긋나”
부부 성관계 동영상 유포 다툼도

ㄱ씨는 신앙심이 깊었다. 일본으로 선교활동을 다녀올 만큼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ㄱ씨는 ㄴ씨와 2010년 4월 교회에서 만나 연애를 한 지 반년 만에 결혼했다. 결혼 직후, ㄴ씨는 건실한 줄로만 알았던 남편의 ‘어두운 면’을 발견했다. ‘야한 동영상’(야동)을 몰래 즐겨 보는 게 취미였던 것이다. 이때부터 부부는 야동, 컴퓨터게임, 경제 문제를 놓고 자주 다퉜다.

남편은 아내가 예전 남자친구나 일로 만나는 남성들과 부적절한 관계가 아닌지 의심했다. 아내가 야근을 하고 밤늦게 귀가하면 아내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수시로 확인했다. 둘은 관계를 개선하려고 교회의 부부상담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참여해봤지만 헛수고였다.

ㄴ씨는 2012년 4월 집을 나와 언니 집으로 들어가면서 별거 상태가 됐고, 두달 뒤 이혼소송까지 냈다. ㄴ씨는 소송이 진행되던 중 부부의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돈다는 황당한 소식을 듣고 남편을 고소까지 했다. 검찰은 동영상 속 남녀가 부부와 동일인인지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ㄱ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미 부부의 관계는 복구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정용신 판사는 “이들의 혼인관계는 아내가 남편에게 기대하는 독실한 종교인의 생활에 어긋나는 지나친 성인동영상 시청과 둘 사이의 성관계 동영상 유포를 둘러싼 다툼 등 남편의 잘못으로 파탄에 이르렀다”며 ㄴ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23일 밝혔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