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사설경마단을 모집해 경마 결과를 맞춘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돈을 챙긴 혐의(사기)로 김아무개(5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박아무개(56)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정아무개(43)씨 등 4명을 투자자로 포섭해 사설경마단을 꾸린 뒤 공범들이 베팅용지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경마 결과를 맞춰 2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정씨 등을 과천 서울경마장으로 불러 1천만원권 위조수표를 주고받으며 사설경마로 투자자가 거액을 따는 장면을 연출한 뒤 피해자들이 사설경마를 주관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후 공범 5∼6명을 투입시켜 수차례 사설경마로 돈을 잃어주고는 피해자 몰래 우승 경마를 맞춘 베팅 용지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베팅액의 3배 가량을 배당금으로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무전기를 들고 경마장 보안요원 역할을 한 김아무개(54·구속)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다가가 “사설경마 한 것 아니냐”며 검문하는 식으로 겁을 줘 달아나게 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로 인해 돈을 잃은 피해자 대부분은 사기를 당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사설경마로 처벌 받을까봐 피해사실을 진술하지 않고 수사기관을 피해 달아난 사례도 많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 등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실제 경마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피해자는 범행에 가담했어도 처벌받지 않는데, 사설경마를 주관했다는 것 때문에 피해 사실을 진술해 주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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