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버스기사
‘현장의 불만 사항을 반영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많지만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여전히 강행군이다. 이번엔 버스기사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버스 정류장 앞에 “몰지각한 기사를 신고해 달라”는 안내장을 붙였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앞 기자 및 미디어 관계자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 정류장 앞에 25일 “난폭 운전 버스기사를 신고 바란다”는 A4 용지 크기의 딱지가 붙었다. 조직위가 작성한 이 안내문엔 “셔틀버스기자분들 중에 일부 몰지각한 기사가 있어 난폭운전 및 욕설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 우리 대한민국과 인천의 국격을 높이는 아시안게임의 명예와 신뢰가 실추되는 사례가 있어 신고를 부탁한다”고 써있다. 최근 일부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거나 그로 인한 불만으로 운영요원 및 기자들과의 마칠이 발생하면서 조직위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셔틀버스 기사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조직위가 버스 운행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류장 선정 및 운행 시간을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각각 양궁, 배드민턴, 사이클이 열리는 계양아시아드양궁장과 계양체육관(배드민턴) 인천국제벨로드롬은 100m 반경 이내에 몰려 있지만 조직위는 세 곳의 도착정류장과 출발정류장을 각각 지정해 놓았다. 그로 인해 셔틀버스는 벨로드롬에 가장 먼저 승객을 내린 뒤 50m 쯤 가서 양궁장 승객을 내리고 다시 50m를 가 배드민턴장 승객을 내린다. 이어 주변을 한바퀴 돈 뒤 다시 양궁장 정류소→벨로드롬 정류소→배드민턴장 정류소를 정차해 승객을 태우고 미디어센터로 돌아온다. 과정이 복잡하고 정류장도 여러곳이라 버스기사마다 태우고 내리는 장소도 제각각이다. 한 버스기사는 “승하차장 한곳을 지정해 내리고 타면 쉽게 해결될 문제인데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천/글·사진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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