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참언론의 길 둘러보고 전태일 열사 곁에…

등록 2014-10-12 19:03수정 2014-10-12 21:04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민주·통일 이룰태림 참언론인 고 성유보 선생 민주사회장’이 엄수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민주·통일 이룰태림 참언론인 고 성유보 선생 민주사회장’이 엄수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언론인 성유보 민주사회장

추모객들 ‘아침이슬’ 부르며 작별
고인 얼 어린 한겨레서 노제 지내
75년 해직 동아일보사앞 추모행진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영면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편집국장)을 지냈고 평생을 언론·사회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온 성유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의 영결식이 11일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아침 7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고인의 발인식이 열렸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 이슬처럼~” 한명이 시작한 ‘아침이슬’ 노래는 곧 합창이 됐다. 100여명의 추모객들 눈시울도 붉게 타올랐다.

이어 고인이 1988년 창간 때부터 3년간 헌신했던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노제가 진행됐다. 고인의 영정은 부인 장연희씨 등 유족 및 추모객과 함께 <한겨레> 편집국이 있는 7층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민주사회장을 마치고 추모행진을 벌인 장례 행렬이 고인이 복직을 갈망해온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민주사회장을 마치고 추모행진을 벌인 장례 행렬이 고인이 복직을 갈망해온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노제 행렬은 오전 9시30분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추모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통일 이룰태림 참언론인 고 성유보 선생 민주사회장’을 거행했다. 이 자리에서 공동장례위원장 함세웅 신부는 “성유보 선생을 비롯한 고난의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종교인들을 역사의 현장으로 끌어낸 길잡이이자 스승”이라며 “고인의 뜻을 기리며 살 것”이라고 애도했다.

정영무 한겨레신문사 사장은 “고인은 초대와 4대 편집위원장으로서 자유언론의 기틀을 다지셨다. 그분의 혜안과 뚝심이 없었으면 오늘의 한겨레는 없었을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큰아들 덕무씨는 “장례를 치르며 언론인 성유보도, 민주주의 사상가 성유보도, 평화통일운동가 성유보도 보게 됐다”며 “아버지를 한번도 뜨겁게 안아보지 못했다. 여러분의 성유보를 보게 되면 제가 못한 뜨거운 포옹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화장을 마친 고인의 주검이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화장을 마친 고인의 주검이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민주사회장을 마친 장례 행렬은 ‘참언론인 이룰태림’ ‘고이 잠드소서’ 등의 글이 적힌 만장 10여개를 앞세우고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까지 추모행진을 벌였다. <동아일보>는 고인이 68년 기자로 첫발을 내디딘 곳이자 74년 박정희 정부의 언론 탄압에 맞서 ‘자유언론실천 선언’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의 깃발을 든 곳이다. 75년 3월 끝내 해직된 고인과 동료 언론인 130여명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를 결성해 지금껏 벌여왔다. 2001년 동아투위 위원장도 지냈던 고인은 지난 7일 열린 ‘자유언론실천재단’ 출범식에는 함께하지 못했고 끝내 복직의 한을 풀지 못한 채 동아일보사와 마지막 작별을 했다.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을 지낸 성유보(이룰태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의 운구 차량이 11일 오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 초대 편집위원장을 지낸 성유보(이룰태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의 운구 차량이 11일 오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인의 주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평생의 친구이자 동지인 이부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자네가 걸어온 참언론, 민주평등의 길을 후배들이 온전히 이어받겠다. 빛이 나는 구두 한 벌 본 적 없고, 행동은 어눌하고 말도 느릿했지만 지혜를 담은 눈은 형형하게 시대를 꿰뚫었다. 자네 영혼이 우리에게 지혜를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마지막 조사를 읽었다. 고인은 그의 뜻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의 곁에 잠들었다.

한편, 남북 민간교류의 북한 창구를 맡고 있는 민족화해협의회는 이날 공인의 장례위원회에 ‘고 성유보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조전을 보내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힘썼던 고인을 추모했다.

정환봉 허미경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