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인터넷 모니터링’ 사실상 철회…영장 개선안은 안내놔

등록 2014-10-15 22:30수정 2014-10-16 00:28

‘사이버 사찰’ 논란

포털과의 핫라인 구축에 대해선
“피해자 구제 위한 협력체계” 해명
감청·압수수색 영장 집행 관행엔
실효성 있는 보완책 제시 안해
“감청사실 기소후 통보규정 고쳐야”
검찰이 사이버 검열 논란을 촉발한 ‘인터넷 실시간 모니터링’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급조된 대책을 내놨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개인의 사생활(프라이버시)을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보완책은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감청영장 등을 집행한 뒤 기소나 불기소 처분 해당자에게만 통보하게 돼 있는 규정을 고쳐 집행 대상자 모두에게 ‘의무 통보’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은 15일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 유관기관 실무자 회의를 열어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대검은 키워드 검색으로 명예훼손 글을 적발하는 ‘상시 모니터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 다음카카오, 네이버 등 민간업체 실무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윤수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은 브리핑에서 “검찰은 키워드 검색을 포함한 사이버 검열을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포털에 직접 글 삭제를 요청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최 연구관은 “지금껏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털과의 핫라인 구축에 대해서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범죄 혐의와 상관없는 다수의 대화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카카오톡 등에 대한 감청영장과 압수수색영장 집행 관행에 대해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최 연구관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압수수색 시 제3자 대화 내용까지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혐의와 관련이 없는 부분은 신속히 폐기하고,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는 압수수색 집행 방법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시간 통신 내용도 아닌데 감청영장으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하는 것의 위법성 논란에 대해서도 “현재 상태로는 합법적 영장 집행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사적 대화 내용을 수사기관이 마구잡이로 들여다본다는 게 논란의 핵심인데도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 운영 업체들이 실시간 감청 장비를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며, 오히려 감청을 본격화하는 길을 터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대통령 등에 대한 명예훼손을 피해자 고소 없이도 수사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악의적 인신공격, 허위사실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고소·고발·진정 없이도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수사기관이 감청·압수수색영장, 통신사실확인자료 허가서 집행 뒤 대상자에게 적절하게 통보하고 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영장 집행 사실을 이용자한테 통지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기 위해 유관기관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다음카카오 고위 관계자는 “정보·수사기관이 영장 집행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요청 사실을 이용자한테 제대로 통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직접 통지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은 감청영장 등을 집행했으면 기소·불기소 처분일로부터 30일 안에 집행 사실을 본인한테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통신제한조치를 통지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태롭게 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때’ 등에는 이를 유예할 수 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국은 감청 완료 즉시 통보하게 돼 있다. 우리나라는 기소 후 통보하게 돼 있는 게 문제다. 기소·불기소 처분을 안 하면 통보를 안 해도 된다.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김재섭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