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박재동 화백
잊지 않겠습니다
매니큐어로 자신을 알린 윤민에게 엄마가 사랑하는 내 딸 윤민아. 오늘은 유난히 네 생각이 나네. 몇 번을 울었는지…. 내 목숨이라도 주고 널 다시 살릴 수만 있다면…. 너무 서럽고 원통하다. 이렇게 어이없이 널 보낼 줄이야. 너와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이렇게 짧을 줄이야. 옆에 꼭 붙어 있을걸. 더 잘해줄걸. 후회만 남는다. 네가 집에 없으니까 이상해. 문득문득 “윤민이가 어디 갔지?” 하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가 곧 “이제 없지” 하며 슬퍼한단다. 지금도 너의 둘째 언니가 혼자 자는 걸 보고 “윤민이가 어디 갔나?”라고 잠시 멍하게 생각했단다. 아직도 적응이 안 되나 봐. 보고 싶다, 윤민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이해가 안 돼. 왜 네가 없는지, 왜 내 새끼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네가 좋아하던 닭강정, 아이스크림, 마늘 햄, 우유, 찐 감자, 이젠 먹을 사람이 없네…. 학교 갔다 오면 매일 간식 달라더니 거기에선 맛있는 거 먹고 있니? 어제도 슈퍼 가는데 눈물이 나오더라. 내가 슈퍼에 갈 때마다 “나도 갈래”라며 따라나오던 네가 생각나서 혼자 가는 길이 어찌나 슬프고 서럽던지. 윤민아, 네가 학교 갈 준비를 하던 이 시간에 엄마는 진상 규명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닐 준비를 한단다. 이게 너를 위한 일이라 믿고. 윤민아, 네가 없는 하루가 또 이렇게 간다. 아무 의미도 없고 희망도 없는 하루가. 그냥 서럽고 원통해서 눈물만 나온다. 돌아가고 싶다. 네가 있던 3월로….
최윤민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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