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고 검찰 로고 깃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검사 과오로 무죄 작년 1488건
2012년보다 4.4%포인트 늘어
상반기 형사보상금 작년치 육박
2012년보다 4.4%포인트 늘어
상반기 형사보상금 작년치 육박
임아무개(63)씨는 2012년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를 두 차례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임씨는 사건 당시 다른 곳에 있었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 결과는 180도 달랐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임씨가 인근 가로수 정리작업 현장에서 일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이 피해 아동에게 여러 용의자들의 얼굴을 보여주며 범인을 지목하게 하는 원칙을 어기고 임씨의 얼굴만 보여줘 범인 식별 절차에도 흠결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임씨는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구속부터 1심 선고 때까지 50일 동안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검찰의 수사 잘못으로 선고되는 무죄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분석 대상 8163건 가운데 ‘검사 과오’로 무죄가 선고된 경우가 1488건으로 18.2%를 차지했다. 그 전년(13.8%)보다 4.4%포인트 늘었다.
검찰은 무죄나 일부무죄가 선고된 사건 가운데 위헌 결정이나 판례 변경 등에 따른 것을 제외하고 무죄평정위원회에 올려 심사한다. 무죄 원인은 크게 ‘법원과의 견해차(검사의 과오 없음)’와 ‘검사 과오’ 두 가지로 분류한다. 검사 과오는 다시 ‘수사 미진’ ‘법리 오해’ ‘사실 오인’ ‘증거 판단 잘못’ ‘법 적용 착오’ ‘기타’ 등 일곱 가지로 구분한다. 최근 5년간 검사 과오로 무죄가 난 사건들에서 그 이유가 수사 미진으로 분류된 것은 55.2%, 법리 오해로 판단된 것은 30%다.
무죄 선고에 따른 형사보상금 지급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형사보상은 무죄를 선고받거나 면소·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 구금일수에 따라 보상금을 받는 제도다. 2012년 형사보상금은 521억3482만원이었는데 지난해 545억5999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519억1884만원을 지급했다.
검사의 과오로 무죄가 선고된 비율이 늘어난 데 대해 대검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무죄 원인 분석 기준이 바뀌어서 ‘법원과의 견해차(검사 과오 없음)’에 포함하던 항목의 일부가 ‘검사 과오’로 분류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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