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박재동 화백
잊지 않겠습니다
모델이 되겠다던 순범에게 엄마가
아들, 뭐하며 지내? 오늘은 비가 많이 오네. 하늘에 있는 너희도 슬퍼서 울고 있는 거겠지. 엄마는 국회에서 노숙을 하고 거리행진을 하며,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외치고 있어. 너희를 잃게 된 이유와 진실을 알아야겠다고, 잊지 말아달라고 외치고 있어. 그런데 엄마, 아빠들의 힘이 부족하네. 세상이 야속하다. 이러다가 진상 규명을 제대로 못하는 게 아닐까 싶어. 나중에 아들을 만나게 되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들이 친구, 선생님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도와주면 안 될까? 너희는 천사잖아.
사는 게 정말 고통스러워. 하루하루 답답하고 이 나라가 싫어져. 아들 없는 세상을 살기가 힘드네. 아들을 보고 싶은데 못 보는 이 마음 누가 알까? 아들이 눈앞에 안 보이니 답답하다. 아들이 정말 보고 싶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알겠지? 잘해주지는 못했지만 너를 사랑했단다. 맛있는 거 많이 못 사줘서 미안해.
오늘 밤은 가슴이 답답해. 오늘 하루 참 힘들었는데, 잠은 오지 않네. 국회 앞에서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반짝인다. 마치 우리 아이들 같아. 아들아, 넌 나를 보고 있겠지? 나는 우리 순범이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세상 어떤 것보다 소중한 아들, 항상 엄마 옆에 있어줄 거지? 아들아, 사랑한다. 하늘, 땅만큼.
권순범군은
연재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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