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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풍 동반한 비 어디에? ‘양치기’ 기상청 미워요

등록 2014-11-02 17:04수정 2014-11-02 20:40

주말 우천 예보로 ‘단풍 특수’ 놓친 여행사들 울상
어르신들 취소 속출…“손해배상 청구하자” 말까지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온다’던 주말 날씨 예보와 달리 곳곳의 날씨는 화창했다. 단풍이 절정인데도 기상청 예보만 믿고 서둘러 여행을 취소한 이들은 행락지 풍경을 전하는 뉴스를 보며 장탄식을 해야 했다. 대목 기대가 컸던 중소 여행사들은 “기상청이 원망스럽다”며 울상을 지었다. 세월호 참사로 봄철 특수를 놓쳤는데, 가을 단풍철은 기상청 탓에 날렸다는 분위기다.

1일 오전 서울에 사는 이아무개(43)씨는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며 ‘각오’를 했다. 전북 정읍 내장산 등 단풍 명소로 가는 행락 차량들로 도로가 막힐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구간을 빼곤 길이 뻥뚫려 있었다. 이씨는 “비 예보 때문에 사람들이 단풍 구경을 포기한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기상청은 주말에 전국이 흐리고 때때로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31일 밤부터 1일 오전 사이에 돌풍과 천둥·번개가 치는 가운데 곳에 따라 시간당 1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했다. 주간날씨 전망이 나온 27일부터 시작된 이런 예보는 29일 늦게까지 반복됐다. 여행을 취소하는 이들이 속출했지만, 실제 날씨는 예보와 차이가 컸다. 일부 지역은 아예 틀리기도 했다.

주요 단풍 관광지 날씨는 관광에 ‘적당한’ 편이었다. 내장산에서 산장을 운영하는 김충실(41)씨는 2일 “어제 낮까지 우산이 필요없는 이슬비가 내렸다. 날씨도 춥지 않았다”고 했다. 주왕산국립공원 쪽은 “1일 흐리고 비가 조금 내렸지만 산행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치악산 ㅅ펜션 관계자는 “예보대로 오전에 비가 왔지만 날씨가 춥지 않고 관광하기에 괜찮았다”고 했다. 서울에 사는 박아무개(37)씨는 “비가 온대서 등산을 취소했다. 그런데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고 날씨가 좋기만 했다”며 아쉬워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열린 2014 희망마라톤대회 페스티벌에서 2km 구간 참가자들이 공원을 걷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열린 2014 희망마라톤대회 페스티벌에서 2km 구간 참가자들이 공원을 걷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기상청이 뒤늦게 예보를 수정했지만, 이미 ‘한철 장사를 망친’ 관광업계는 울상을 지었다. ㅅ여행사 직원은 “국내 여행은 어르신들이 많아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주말 ‘단풍 대란’을 예상할 정도였는데, 예약 취소가 속출했다. 많을 때는 버스 40대가 출발하는데 1일에는 겨우 1대를 출발시켰다”고 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나 기상청 당직자한테 전화로 따졌다. 단풍이 딱 한 철인데 ‘강풍 동반 비’라고 예보를 하면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죄송하다’는 답이 전부였다”고 했다.

ㄹ투어 직원은 “50대 여성 10명 단체팀이 ‘돌풍이 온다’며 29일에 예약을 취소했다. 버스에 25명을 채워야 출발하는데, 결국 다른 15명도 못 갔다”고 했다. 국내여행 상품은 사흘 전에 취소하면 100% 환불이 가능해, 주로 29일 예보를 근거로 취소가 잇따랐다. ㄷ여행사 직원은 “기상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자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정준모 기상청 대변인은 “날씨는 시시각각 변하고, 예보 시점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능한 한 최신 예보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박기용 서영지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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