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의원실 ‘용역보고서’서 밝혀
2009년 초기 예측보다 26~28%↓
경부고속철과 겹쳐 전환수요 70%↑
2009년 초기 예측보다 26~28%↓
경부고속철과 겹쳐 전환수요 70%↑
수서역에서 출발해 천안아산역에서 경부고속철도와 합쳐지는 수도권 고속철도 노선의 예측 수요가 이 사업 초기 예측 때보다 26~2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요 지역도 기존의 경부고속철도와 상당 부분 겹쳐 기존 고속철도의 수요 전환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김상희 의원실이 입수한 ‘㈜SR 중장기 영업 전략 및 수요 예측 연구 용역-중간보고’를 보면, 수도권 고속철도의 수송 수요는 2016년 기준으로 하루 5만7796명으로 예상됐다. 에스아르(SR)는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로 수도권 고속철도 운영 주체다. 이 수요 예측은 수도권 고속철도 사업 초기인 2009년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고속철도 수서~평택 간 건설사업 기본계획’에서 예측한 하루 8만222명, 2011년 경기도가 ‘수도권 고속철도 지제역 신설 타당성 검증’에서 예측한 하루 7만8279명보다 26~28%가량 줄어든 것이다.
역별 수송 수요 예측치는 2016년 기준으로 수서역이 1만8956명, 동탄역이 2908명, 지제역이 913명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3년 한국철도공사가 한국교통학회에 맡겨 분석한 수요는 2016년 기준으로 수서역 2만757명, 동탄역 1235명, 지제역 628명이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수서역은 줄고 동탄역과 지제역은 약간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지제역의 하루 수요는 두 연구 모두에서 하루 1000명도 되지 않았고, 동탄역도 1200~3000명 정도에 불과해 과연 이들 역을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 의문을 낳는다.
수도권 고속철도의 수요 지역을 나타내는 영향권 분석에서도 수도권 고속철도의 영향권은 기존의 경부고속철도의 영향권과 거의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이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가 내세운 신규 수요 창출보다는 기존 경부고속철도의 승객을 나누는 결과를 낳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3년 한국교통학회의 보고서는 2016년 수도권 고속철도의 수요는 경부고속철도로부터 전환되는 수요가 70.6%, 신규 수요가 29.4%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승용차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도권 고속철도의 영향권을 분석해 보면, 신규 영향권은 수요가 많지 않은 경기도와 충남, 충북의 일부 지역이었으며, 수요가 집중된 서울과 서울 주변 지역은 대부분 경부고속철도와 영향권이 겹쳤다. 또 대중교통 이용자를 대상으로 분석해 보니 신규 영향권이 서울의 강동, 송파, 경기 하남과 동탄역 주변, 지제역 주변에 불과했다.
더욱이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서울역이 서울과 서울 주변 지역을 대부분 커버하는 데 비해 대중교통이 갖춰지지 않은 수서역은 서울의 동쪽 지역 일부만 커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한국교통학회의 연구에서도 강남, 서초, 강동, 송파 등 4개구에서만 기존 역보다 수서역을 더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결국 이 보고서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서울역과 광명역의 이용자를 빼앗아 와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수서역은 대중교통으로 서울역에 접근하는 이용자를 흡수해야” 하고, “동탄역, 지제역은 광명역의 승용차 이용자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희 의원은 “국토부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경부고속철도와 경쟁해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전환 수요가 7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가 수도권 고속철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기존 고속철도와의 분리 운영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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