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 건물들 사이로 뿌려진 삐라.
‘청년좌파’ 명의로 수천장 ‘정리해고법 폐지하라’ 문구
대법의 쌍용차 정리해고 ‘적법’ 판결에 대한 성토 담겨
대법의 쌍용차 정리해고 ‘적법’ 판결에 대한 성토 담겨
주말 서울 도심에 때 아닌 ‘삐라’가 뿌려졌다. 최근 대법원이 쌍용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에 대해 정치권을 성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15일 오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 건물들 사이로 가로 10㎝ 세로 7.5㎝ 크기의 종이 수천장이 뿌려졌다. ‘청년좌파’ 명의가 쓰인 이 종이엔 검은색과 흰색으로 ‘너희들이 죽였다’, ‘정리해고법 폐지하라’는 문구가 앞뒤로 적혔다.
청년좌파 회원들은 이날 오후 2시45분께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당사 맞은 편 건물들과 국회 정문 맞은편 ‘금산빌딩’ 옥상에 올라가 이 종이들을 뿌렸다. 지나는 시민 10여명이 흩날리는 종이들을 사진으로 찍거나, 길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봤다. 사무용 건물들이 밀집한 도심지이고 주말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각 당사와 국회를 경비하는 경찰들이 길에 뿌려진 종이들을 바로 수거했다.
청년좌파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당사 앞 길가에 3만장을, 국회 앞에서 2만장을 뿌리고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도 2만장을 뿌렸다. 인간의 불행과 죽음에서 우리가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 몬 정리해고법을 정치권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대법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153명이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2009년 회사가 단행한 대규모 정리해고가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해고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판결이다. 끝까지 싸워 직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고,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대량해고가 노동자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에 미칠 사회적 충격과 갈등, 비용과 희생을 외면하고, 오로지 사측의 경영권만을 앞세운 판단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2009년 77일 간의 파업 뒤 쌍용차 노동자들은 무급휴직(462명), 희망퇴직(353명), 정리해고(165명) 등으로 전부 980명이 회사를 떠나야했다. 100여명이 구속됐고 이후 25명이 자살과 스트레스 등으로 사망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15일 오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 건물들 사이로 뿌려진 삐라.
15일 오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 건물들 사이로 뿌려진 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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