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기념사업회·세월호유가족
신촌서 세월호 추모 청춘문화제
신촌서 세월호 추모 청춘문화제
“생때같은 내 자식을” “강강수월래”
“너를 잃고 어이사나” “강강수월래”
“원통해서 못살겠네” “강강수월래”
어둠이 흩뿌리기 시작한 15일 늦은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 ‘강강술래’가 울렸다. 주말을 맞아 보행전용거리가 된 연세로에서 열린 ‘신촌 청춘문화제’ 참가자 40~50명은 행사 말미가 되자 크게 원을 만들어 지나는 시민들 사이를 돌기 시작했다. 이들 중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도 있었다. 노란 리본으로 장식된 세월호 모형 주변을 ‘강강술래’를 부르며 돌고 있는 이들을, 지나는 이들이 신기한 듯 쳐다봤다.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를 기념하는 이한열기념사업회 등은 이날 오후 연세로 일대에서 풍물과 각종 체험행사,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의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이한열 열사가 속했던 연세대 만화 동아리 ‘만화사랑’과 연세탈반동문회, 풍물패 ‘떼’ 등이 참여했다. 프로레슬러 김남훈씨와 ‘레슬러들’도 연세로 한쪽에 링을 설치해 두고 각종 이벤트를 펼쳤다.
이들은 구명조끼 등을 갖춰 입고, 물 밖으로 선수만 나와 있던 세월호의 모습을 본 뜬 5m 높이의 모형을 들고 연세로를 행진했다. 이한열장학회의 장학생이자 연세대 음악대학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 최진리씨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즉흥곡을 연주했다. 신촌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인 ‘신촌 콘서트’, ‘신촌서당’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래 공연을 선보였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대학생연합동아리 ‘세립쳐’ 회원 김도은(20)씨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뵙고 잊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9일 전두환 정권의 군부독재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에 뒷머리를 맞아 쓰러져 7월5일 22살 나이에 숨을 거뒀다. 7월9일 ‘민주국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 160만명의 추모 인파가 전국에서 모여드는 등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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