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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찬바람 불자 ‘플래너 전쟁’이 시작됐다

등록 2014-11-17 16:59수정 2014-11-19 08:14

스타벅스 플래너 열풍에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합류
‘한정 판매’ 소비심리 이용한 마케팅 전략
판매 수익금 기부하는 ‘연대의 플래너’도 등장
스타벅스 2015 플래너
스타벅스 2015 플래너
“‘1일 2스벅’하고 점심 때 달려가서 드디어 다이어리 득템했어요.”

스스로 ‘스벅 덕후’라고 말하는 이정은씨는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진행하는 플래너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에 두번씩 매장을 찾아 커피를 마셨다. 특정 프로모션 음료 3잔을 사야 받을 수 있는 빨간색 스티커와 일반 음료 14잔을 구매한 뒤 받은 하얀색 스티커까지 17장을 모아 12일 마침내 스타벅스 플래너를 손에 넣었다. 이씨는 플래너를 받기 위해 10일 동안 8만여원을 썼다.

스벅 플래너 매니아인 웹디자이너 안소라씨는 이씨와 달리 ‘지름길’을 택했다. “스티커 모으다 포기했어요. 프로모션 음료들은 너무 달아서 못 먹겠고 그냥 플래너를 샀어요.” 플래너 이벤트에 참여하다 한정수량으로 제작된 플래너가 소진될 수 있다는 안내를 보고 2만7500원짜리 스타벅스 플래너를 바로 구매했다.

‘스벅 덕후’들의 플래너 열풍은 스티커의 은밀한 거래까지 불렀다. 포털 사이트에서 중고 물건을 교환하는 카페나 블로그 등에는 스타벅스 스티커 판매를 알리는 글들이 속속 올라온다. “빨강 스티커 3개 9000원, 흰색 스티커 14개 2만8000원. 3만7000원에 스벅 스티커 거래합니다” 같은 식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플래너 증정 이벤트는 올해도 성황리에 진행중이다. 1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두달 동안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지급되는 플래너는 한달 만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인기를 증명하듯 플래너는 해마다 부수를 늘려 올 해는 38만부가 제작됐다. 박한조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홍보팀 대리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매장 방문자에게 사은품 개념으로 증정되는 플래너 비율이 (판매품보다) 많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플래너 이벤트가 인기를 얻자 국내 커피 전문점들도 플래너 마케팅을 시작했다. 카페베네, 할리스 커피 등은 시즌 음료를 포함해 음료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2015년 플래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후발 주자인 탐앤탐스와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커피도 이 전쟁에 합류한다.

커피 전문점들이 내놓은 플래너 이벤트에 소비자가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특정 기간에 한정 판매 유혹과 소비자의 후회 심리를 자극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안 팔리는 물건도 ‘한정 판매’라고 쓰면 조급증을 가지는 소비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평소 즐겨 마시는 커피를 한두잔만 더 마시면 되지 않을까’ ‘플래너를 받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심리를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수단으로 쏟아지는 커피 전문점들의 플래너와는 다른 ‘연대의 플래너’도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2015 다이어리 1000권을 제작했다. 권당 1만원씩 판매된다. 수익금은 모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경비로 쓰인다. 플래너의 구입은 정대협에 문의하면 된다.(https://www.womenandwar.net/contents/home/home.nx)

부산에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공부 모임을 열었던 서점 ‘인디고 서원’도 해마다 인디고 다이어리를 제작한다.(http://www.indigoground.net/jBoard/list.html?bcode=indigo_22) 판매 수익금 전액은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사회교육에 지원된다. 2009년 용산참사 현장에 머물던 사진가들이 모여 만든 사이트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이하 최소한)’도 달력과 스케줄러를 만들었다. (http://www.choisohan.org) 최소한이 달력과 스케줄러를 만든 이유는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다. 판매 수익 전액은 가장 연대가 시급한 곳에 전달된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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