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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원고 2학년 교실 이젠 정리”…희생 학생 부모들 ‘속앓이’

등록 2014-11-26 19:38수정 2014-11-26 22:27

1·3학년 학부모 회의에서 “학교 정상화 위해” 의견 나와
유족들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조금만 더 헤아려주면…”
경기도 안산시의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 안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기도 안산시의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 안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생때같은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조금만 더 헤아려주시면 안 되나요?”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여전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1·3학년생 일부 학부모들이 ‘2학년 교실 정리’ 문제를 제기해, 희생 학생 학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4월15일 밤 수학여행을 떠났다 이튿날 참변을 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은 모두 250명(실종 4명 포함). 이들의 교실은 본관 3층에 1~6반, 2층에 7~10반이 있다. 교실 앞에 가지런히 붙은 시간표와 급훈, 교사가 서 있던 교탁, 학생들의 좌석 배치표 등은 모두 그대로 있다. 하지만 여학생들의 재잘거림이나 남학생들의 웅성거림은 없다. 돌아오지 못할 주인을 기다리는 책상 위에 흰색 국화와 과자, 음료수 등이 추모 메모지와 함께 빼곡히 놓여 있을 뿐이다. 부모들이 날마다 교실을 청소하고 24시간 내내 불을 켜놓지만, 주인이 사라진 교실엔 적막만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1·3학년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남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과 학교 정상화를 위해 2학년 교실을 정리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지난 24일 열린 긴급 학부모회의에서 이들은 “2학년 교실을 이대로 놔두면 재학생 전학과 2015학년도에 입학 예정인 중3 학생들의 기피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진도 팽목항에서도 정부 지원단이 철수한 만큼 학교 정상화를 위해 교실을 정리할 때가 됐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28일까지 교육 당국에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세월호가족 지원네트워크’ 송정근 목사 등 8명은 26일 오전 단원고를 찾아 “교실 정리는 참사의 기억을 지우는 일이다. 희생 학생들이 3학년까지 교실을 지켜 명예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꼭 필요하면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생 학생 부모들은 또다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요구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아이들의 흔적이 지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2학년 이아무개(17)군의 어머니 박아무개(40)씨는 “솔직히 상당히 혼란스럽다. 남은 학생들의 학업 문제 등도 있겠지만, 숨진 아이들을 생각하면 서글프기만 하다”고 말했다. 2학년 생존 학생 학부모 대표 장동원씨는 “부모들 사이에서 이 문제로 분란이 없었으면 좋겠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교실 정리가 능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안산교육회복지원단’ 관계자는 “교실 정리 문제는 아직 논의 중이어서 협의된 게 없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안산/김기성 김일우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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